[부동산 스펙트럼] 보금자리주택 속도 조절 고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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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4-15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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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금자리주택에 대한 논쟁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보금자리주택 공급 계획 발표 당시는 환경파괴와 수도권 집중화가 핵심이었다면 요즘은 시장에 미치는 보금자리주택의 순기능과 역기능에 대한 논란이 핵심이다.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은 수도권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풀어 인근 시세의 70% 안팎에서 공급되는 보금자리주택이 서민주거 문제 해결과 함께 집값 안정에 기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건설사들의 부분적인 분양가 인하(할인분양 포함)도 보금자리 때문에 나타난 긍정적인 변화하는 주장이다. 반면 역기능을 우려하는 측(주로 건설관련 업체나 종사자)은 보금자리주택이 민간 주택시장을 위축시키면서 건설업계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공급을 해도 시차를 두는 등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주택시장은 크게 신규수요와 이전(교체)수요로 이뤄진다. 무주택자들의 내 집 마련이 신규수요라고 한다면 중형에서 대형으로 늘려 가는 것 등이 대표적인 이전수요다. 보금자리는 무주택자 청약저축가입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신규수요가 주요 대상이다. 이러한 보금자리는 오는 2018년까지 150만가구(임대주택 80만가구 포함)가 공급될 예정이고 이 가운데 3차지구까지 총 17만가구 공급계획이 발표됐다.

보금자리주택 사전청약 이후 나타난 현상을 보면 양측의 주장대로 집값 안정에 기여한 것도 맞는 얘기고 신규수요 고객을 보금자리에 빼앗긴 건설사들이 분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여기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 보금자리주택의 공급가격(분양가) 문제와 시장이다.

시세보다 30% 정도 낮게 지속적으로 보금자리주택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인근 시세가 현 수준에서 큰 변화 없이 꾸준히 안정되거나 올라야 한다는 전제가 뒤따라야 한다. 만약 주변 아파트 가격이 급격하게 하락한다면 보금자리 공급도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다. 분양가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은 건축비와 토지비다. 아무리 그린벨트를 풀어서 공급한다고 해도 건축비와 토지비 등을 감안할 때 일정 수준 이하로는 내려갈 수 없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도입한 보금자리가 지금처럼 소비자들로부터 호응을 끌기 위해서는 집값이 안정되거나 아니면 오히려 올라가야 한다는 모순에 빠지는 것이다. 

주택은 공공재의 성격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주택건설이라는 하나의 산업이기도 하다. 그리고 산업은 '시장'이라는 장터가 있어야 존재하고 발전한다. 건설사들이 보금자리주택의 역기능을 주장하고 있는 것도 바로 '공공(보금자리주택)'에 시장을 빼앗기면서 물건을 팔 장터가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정부에서는 보금자리가 무주택 청약저축 가입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민간 영역과는 다르다는 입장이지만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하나의 상품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활발히 물건을 사고 팔 수 있는 장터는 만들어 줘야 한다. 그리고 장터가 다양한 상품을 담을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도 필요하다. '150만 가구 공급'이라는 목표에만 집착한다면 오히려 장터를 훼손할 수도 있다. 보금자리에 대한 불만이 나오고 '속도 조절'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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