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한국 국고채가 올 들어 300%가 넘는 응찰률을 기록하는 등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15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한국 국고채의 올 1~3월 평균 응찰률은 310.5%로 지난해 연 평균 응찰률(156.7%)의 2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월에는 322.8%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고채 응찰률은 지난 2002년 246%로 고점을 찍은 후 2003년 193%, 2004년 199%, 2005년 162%, 2006년 162%, 2007년 164%, 2008년 132%, 2009년 157% 등 하락세를 보여 왔다.
그러나 올 들어서는 1월 294.2%, 2월 315.2%를 기록하며 상승 반전했다.
이는 미국(260%)과 영국(200%), 일본(300%) 등 선진국이 발행한 국고채보다도 10~50%포인트 가까이 높은 수치다.
국고채 응찰률은 전체 응찰액에서 정부가 발행한 예정 금액을 나눈 것으로, 응찰률이 높다는 것은 국고채 수요가 많다는 의미다.
한국 국고채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올 들어 증권사들이 국고채를 직접 운용하기 시작하며 채권 시장 자체가 커진 효과가 크다.
또 정부가 낙찰금리 수준에 입찰된 물량이 발행예정액을 넘더라도 전액을 낙찰시켜주는 방식으로 제도를 바꾼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와 함께 올 들어 증시가 1700선 정체가 장기화하자 시중 자금이 채권 시장으로 넘어온 것도 원인으로 분석된다.
국고채 시장에 봄바람이 불자 정부도 올 들어 채권 발행을 크게 늘리고 있다. 현재 채권금리가 낮고 수급환경이 좋아 저리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 1월에는 예정치를 46.2% 초과한 9조5000억원의 채권을, 2월에는 당초 계획보다 27.7% 많은 8조2000억원을 각각 찍어냈다. 3월에도 발행 예정액 보다 33.8% 늘린 8조7000억원의 채권을 발행했다.
한편 한국 국고채의 응찰률 앞으로도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우선 전날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한국에 대한 신용등급을 A2에서 A1으로 한 단계 높인 데다 올 하반기 세계국채지수(WGBI·World Government Bond Index) 편입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오는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를 앞두고 있어 정부의 국고채 발행 환경은 더욱 우호적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
D증권 관계자는 "최근 마땅한 투자처가 실종돼 채권에 투자하고 싶다는 개인투자자도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라며 "무디스가 한국의 신용등급을 올린 데 이어 하반기 각종 호재가 중첩돼 있어 향후 채권 시장을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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