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브라질 진출… 생각보다 쉽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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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4-22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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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병용ㆍ이정화ㆍ감혜림 기자) 국내 기업들이 앞다퉈 브라질 투자에 나서고 있다. 브라질은 풍부한 자원과 인구를 바탕으로 브릭스(BRICs) 중심 국가로 성장하고 있다. 또한 2014년 월드컵 및 2016년 올림픽 개최 예정지이기도 해 '약속의 땅'으로 불린다.

하지만 상당수의 국내 기업들은 브라질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관료주의, 복잡한 조세체계, 경직된 노동법 등 이른바 '브라질 코스트'와 빈약한 인프라 및 인적자원 때문이다.

◆車ㆍ철강ㆍ조선 '흐림'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가 다음달 개최할 예정이던 브라질 상파울루주 피라시카바시 생산공장 착공식이 3개월 이상 연기될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 11월에 두 번째다.

브라질 현지 공장을 통해 남미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현대차의 야심찬 계획에 급제동이 걸린 것이다. 환경영향평가, 공장용지 유적ㆍ유물 조사 문제 등 법률적 문제가 풀리지 않은 것이 착공식 연기의 직접적인 원인이다.

현대ㆍ기아차그룹 고위 관계자는 "예상보다 환경영향평가 등 행정적 절차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며 "강한 추진력을 자랑하는 현대차가 애를 먹고 있는 것을 보면 현지사정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2007년 11월 브라질 북동부 세아라(Ceara)주에 일관제철소를 짓겠다고 밝힌 동국제강. 3년이 지났지만 첫 삽조차 뜨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자금조달이 어렵기 때문이다.

때문에 동국제강은 지난 2008년 현지 자금조달을 위해 브라질 발레(Vale)와 합작법인 CSP를 설립했다. 하지만 브라질 현지 은행의 높은 금리, 정부의 높은 외채 및 고질적인 만성적자로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 대형 조선사들도 자존심을 구겼다. 브라질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가 지난해 9월 발주한 부유식 원유생산ㆍ저장설비(FPSO) 8척 선박부분에 해당하는 헐(Hull)의 최종 낙찰자로, 자국 업체인 'Engevix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기술력이 월등한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ㆍ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사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했지만, 자국 건주주의라는 '정치적 장벽'을 넘지 못했다. 결국 국내 대형 조선사들은 브라질 업체들의 지분을 인수, 입찰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모범생' 삼성ㆍLGㆍ포스코ㆍSTX

반면 국내 전자업체들은 일찌감치 브라질에 진출, 일본 기업들을 따돌리고 탄탄한 기반을 구축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986년 브라질 판매지점을 개설하며 국내 기업 가운데 최초로 현지에 진출했다. 현재 마나우스(TVㆍ모니터 생산)와 깜삐나스(휴대전화 생산) 두 곳의 생산공장과 판매법인, 중남미 총괄법인을 두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세제혜택ㆍ단지조성ㆍ물류 등 정책 공조 필요 때문에 정부기관과 협조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며 "현지 밀착형 제품 개발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LG전자 역시 철저한 서비스와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브라질 사람들의 신뢰를 쌓았다.

포스코와 STX그룹은 해외투자경험을 살려 브라질에 안착했다.

포스코는 일본의 5개 철강회사등과 컨소시엄을 구성, 지난 2008년 브라질 철강회사 CSN소유의 나미사 광산 지분 40%를 인수했다. 이를 통해 포스코는 연간 원료 소비량의 18.3%를 자급하고 있다. 2014년에는 원료 자급률을 50%까지 늘릴 예정이다.

STX그룹은 2007년 인수한 STX유럽(구 아커야즈)의 현지 조선소를 활용하고 있다. STX유럽은 지난 2001년 브라질에 진출한 이후 20척 이상의 해양작업지원선(PSV)과 해양시추지원선(AHTS) 등을 수주했다. 최근에도 PSV 선박 3척에 대한 계약을 성사시켰다.

코트라(KOTRA) 관계자는 "브라질은 아직 선진국이 아니기 때문에 인프라 및 관련 인력이 부족하다"며 "브라질 진출 시 해외투자경험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효성그룹ㆍ화신 등 최근 브라질 진출을 밝힌 기업들은 해외투자경험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기 때문에 현지 전문가를 활용해 국내 여건을 세심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ironman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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