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성_가족이야기_Oil on Canvas_193.9X259.1cm_1996 |
(아주경제 박성대 기자) “황영성은 토착적 전통을 계승하거나 유행을 추종하지 않는다. 많은 작가들이 명성과 위치 때문에 더 이상 방향을 바꾸지 못하고 있는 순간에도 그는 새로운 작품을 가지고 도전을 한다. 이것이 그를 계속 주목해야 할 충분한 이유다” (필립 다장·미술평론가)
지난 40여 년간 고향·가족·초가집 등 정감 있는 소재를 특유의 단순 화법으로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 황영성의 ‘고향이야기’전이 5월 2일까지 갤러리현대 강남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1970년대 초기작부터 2010년 신작까지 고향을 주제로 한 작품을 대거 선보인다. 작가의 시기별로 달라진 작품 세계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개인전이다.
황영성_달빛마을_Oil on Canvas_80.3X116.8cm_1984 |
작가는 우리의 토속적 풍경이나 정서를 있는 그대로 묘사하기 보다는 형태를 단순화시켜 표현함으로써 그만의 독자적인 화풍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한국적인 감성에 서구의 추상적인 느낌이 더해진 세련된 작품세계가 그만의 특징이다.
작가의 작품 세계는 연대별로 크게 1970년대 ‘회색시대’, 1980년대 ‘녹색시대’, 1990년대 이후의 ‘모노크롬 시대’로 분류된다. 초기 1970년대 회색시대 작품들은 초가집을 소재로 한 무채색 느낌의 구상적인 형태 작품들이 주를 이룬다. 1980년대 녹색시대에서는 초가집들이 한 마을을 형성하며 녹색계열의 '마을, 그리고 가족이야기'로 심화된다.
90년대 이후의 작품에서는 모더니즘적 성향을 보인다. 다채로워진 색채와 함께 작가 특유의 추상화· 기호화된 화법이 절정에 이른다. 이는 멕시코·프랑스 등 해외 나들이를 계기로 우리 민족의 이야기에서 더 나아가 보편적인 인류의 이야기를 담고자 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황영성_장날_Oil on Canvas_53X45 |
슬픈 고향의 이야기, 가족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이 끈끈하게 담긴 그의 작품을 보면 기성 세대의 비극적 과거 기억들이 마치 내 이야기 처럼 느낄 수 있다. 오늘의 산업사회에서 발견하기 힘든 친화관계를 농촌이라는 공간적 개념을 통해 인간의 근본적인 애정도 발견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끊임없는 작품에 대한 열정과 고향·가족 등 한결같은 소재로 점철된 작가의 40년 화업을 한 자리에서 되짚어 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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