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볼커룰 등 美 금융규제… 국내시장 영향 제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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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4-20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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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세계 최대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를 사기 혐의로 기소하며 미국의 금융규제 강화가 한국 금융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금융규제 강화가 한국 금융 시장을 경직시킬 것이란 목소리가 일부 제기되고 있으나, 시장은 대체적으로 파급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SEC는 합성 부채담보부증권(CDO)의 사기 판매 혐의로 골드만삭스를 지난 16일(현지시간) 기소했다.

이번 기소는 단순 사기 사건이 아니라 '볼커 룰'로 대표되는 오바마 행정부의 금융규제와 맥락을 함께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미국 금융당국이 월가의 핵심이자 가장 다루기 어려운 상대로 공격을 개시한 셈이다. 

지난 3월 볼커 룰의 미 의회 제출 이후 또 다시 금융 규제 논란이 불거지게 된 사건으로 이 여파로 국내 금융 시장이 받을 충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단 국내 금융당국과 전문가들은 피해가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금융감독원은 국내 금융기관 중 이번 사건과 직접 관련된 보유잔액이 없고 골드만삭스 발행 유가증권 규모도 3억5000만 달러에 지나지 않아 직접적 피해는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가 패소를 대비해 한국 등 이머징 마켓에 투자한 대규모 자금을 거둬가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낮다.

한은 관계자는 "골드만삭스나 모건스탠리가 지난해 엄청난 수익을 올린 만큼 피소에 따른 충격을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금융회사가 연쇄적으로 쓰러지는 상황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융권에서도 지난 1월과 3월 미국의 볼커 룰, 도드안 등이 발표됐을 때도 시장의 충격은 크지 않았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 골드만삭스 사건과 같은 미국의 금융 규제안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정승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골드만삭스와 유사한 혐의의 피소 사례가 늘 수 있다는 불안이 확대되고 의회에서 금융개혁안이 논의 중이라는 사실이 불확실성을 한층 키우고 있다"면서도 "주요 기업의 1분기 실적이 긍정적인 데다 향후 실적 전망도 좋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볼커 룰 가능성이 불거졌던 1월 말과 은행규제를 강화한 도드 안이 발표됐던 3월 중순에도 시장의 충격은 제한적이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 사건으로 환율이 상승하고, 증시가 조정을 받고 있는 것도 일회성 단기 조정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전용식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골드만삭스 사건으로 은행들의 신뢰가 하락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직접적으로 봤을 때 이번 사건이 국내 자본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만큼의 영향력을 발휘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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