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21일 국제 유가의 상승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총재는 이날 오전 한은 본점 15층 회의실에서 취임 후 첫 경제동향간담회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오강현 석유협회장이 기름 값 상승으로 물가 안정을 책임진 한은에 부담을 준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하자 이같이 말했다.
김 총재는 "수요자 측인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내년에는 국제 유가가 2008년 초 수준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며 "이를 알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IEA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전 세계 석유 수요가 하루 평균 8660만 배럴로 작년(8493만 배럴)보다 167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유가가 배럴당 약 85달러에 이르는 등 석유시장이 과열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중수 총재는 "투기라고 볼 수 없지만, 유가는 국제금융시장과 연결돼 있어 (전망이) 어렵다"며 "유가 수준을 예측할 수는 없지만, 수요자 입장에서는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총재는 `최고를 희망하되 최악에 대비하라(Hope for the best, prepare for the worst)'는 말을 소개하면서 "물가를 억지로 누를 수는 없지만, 사전에 국가적으로나 업계 자체적으로 준비할 게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동향간담회는 한은이 매달 경제 분야 전문가들을 초청해 경제 동향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우리 경제가 작년 2분기 이후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개선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데 대부분 참석자가 견해를 같이했다.
다만, 민간주택 미분양 등으로 건설경기가 부진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또 참석자들은 앞으로 경제정책 운용 때 대내외 리스크 요인을 고려해 거시와 미시정책을 조화롭게 운용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했다.
간담회에는 김영용 한국경제연구원장, 김종석 홍익대 교수, 김준한 포스코경영연구소장, 박우규 SK경영경제연구소장, 박원암 홍익대 교수, 오강현 대한석유협회장, 정부균 국제금융센터 소장 등 외부인사 7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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