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지친 유가족들 "하루빨리 장례 진행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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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4-22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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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평택 특별취재팀] "이미 시신을 수습한 사람들이 있는데 마냥 기다리게 할 수는 없잖아요. 함수를 인양하는데 시간이 걸리니 그 때까지 할 수 있는 일은 해야죠." 한 천안함 실종자의 어머니가 기운 없는 목소리로 이 같이 말했다.

천안함 희생자들에 대한 장례 절차가 본격화됐다. 아직 실종자의 시신조차 수습하지 못한 희생자 가족들의 양보에 따른 것이다.

천안함 침몰 26일째인 21일 오전 11시, 평택2함대사령부내 강단에 선 이정국 '천안함 실종자가족 협의회'(이하 천실협) 대표는 지친 표정으로 "천실협은 오늘부로 해체되며 이제부터 해군 당국과 협의를 거쳐 장례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아직 8명의 실종장병 행방이 여전히 묘연한 상황에서 실종 장병들을 포함한 순직 장병들에 대한 장례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발견된 희생자 36명의 가족들은 해군측과의 구체적인 장례 협의를 기다리던 상황이었으며, 실종자 가족들은 이들을 배려해 장례 협의에 들어가기로 합의했다. 또 실종자 가족들의 심신이 극도로 피로해 진 것도 장례 협의를 앞당겼다.

이 대표는 "그동안 귀한하지 못한 8명의 장병을 기다리며 장례를 보류해왔다"며  "그러나 이들 가족들이 대표진들에게 장례를 시작할 것을 제안해 와 오늘부터 본격적인 장례논의가 이뤄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현재 실종장병 유가족들은 지쳐있는 상태이며, 이들은 하루 빨리 장례 절차가 진행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장례위원회를 주축으로 '천안함 전사자 가족협의회'(천전협)를 이날 구성하고 연륜이 있는 가족들 위주로 협의회를 구성했다.

장례위원회는 기존의 나재봉(나현민 일병의 부친) 위원장에 김종헌 중사 삼촌인 김장준씨, 민평기 중사 모친인 윤청자씨, 신선준 중사 부친인 신국현씨, 방일민 하사 부친인 방광혁씨로 정해졌다.

이 대표는 "장례위원장을 제외한 장례위원 4명을 새로 구성했다"며 "장례 문제는 젊은사람들이 처리하기에는 어렵기 때문에 연장자들의 자원을 받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실종자 가족들은 장례는 함수 인양이 완료된 다음에 진행되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실종 장병들을 선체 함수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하는 실낱같은 희망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최수동 실종자가족협의회 언론담당 대표는 "일단 장례 협의는 군 당국이 제시하는 방법과 절차를 대체로 따를 계획"이라면서도 "장례 일정은 함수 인양이 마무리 된 후여야 한다"고 못 박았다.

하지만 함수 인양 작업은 함수에 3번째 체인을 연결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강한 바람과 파도에 난항을 겪고 있다. 함수인양 예정일이 다음주 초께로 넘어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특별취재팀=이미경ㆍ김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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