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유경 방영덕 기자) 한국 경제가 올 1분기 그야말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7년 3개월 만에 최고 수준인 7.8%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이뤘고, 수출과 내수 모두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한 모습이다.
이에 따라 출구전략 시도 논의가 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경기가 본 궤도에 올라선 상황서 시장에 대량으로 풀린 유동성이 자칫 물가를 자극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와 통화당국은 여전히 국제공조와 민간 자생력 회복을 주장하며 출구전략에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어 기준금리 인상은 3분기 이후에나 실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 1분기 7.8% '깜짝성장'
1분기 한국 경제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8% 성장했다.
지난해 1분기 -4.3%로 역성장한 데 따른 기저효과도 일부 작용했지만 7년 3개월 만에 최고 수준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내용면에서는 수출은 물론 내수가 살아나는 등 자생력이 회복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경기 위축으로 닫혔던 지갑이 조금씩 열리고 있으며, 재고 물량을 처리하던 기업들도 생산 확대를 위해 설비 투자를 늘리고 있다.
실제로 재고의 전기 대비 성장 기여도는 1.2%포인트로 1년 전(-2.8%포인트)과 대조를 이뤘다. 설비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28.8% 증가했으며, 수입은 기계류를 중심으로 22.1% 늘었다.
이는 한국 경제가 '회복'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성장' 기조로 들어섰음을 시사한다.
김명기 경제통계국장은 이날 설명회에서 "종합적으로 평가해 보면 우리 경제가 높은 성장률을 보여 거의 정상 궤도에 올랐다"며 "정부 부문과 수출은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웃돌았으며, 수출을 제외한 민간 내수는 금융위기 이전 수준의 97%까지 회복했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성장세는 2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현재 글로벌 경기가 꾸준한 성장세를 잇고 있으며, 신용경색 문제도 점차 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익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신흥국의 성장과 더불어 선진국 경제도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가면서 수출도 양호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 출구전략 논의 '재점화'
한국경제의 예상을 웃도는 1분기 깜작 실적에 출구전략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경제가 본격적인 성장세를 그리고 있는 상황서 시중에 과잉 공급된 유동성이 부작용을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날 발표된 성장률이 2월까지 지표를 반영한 속보치이기 때문에 3월 실적까지 계산한 잠정치는 더욱 높아질 수 있고, 한국 경제가 2ㆍ3분기에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을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출구전략 논의를 부추기고 있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한국은행이)지난 연말에 금리를 올렸다면 버블에 대한 시그널(신호)로 작용했을 텐데 시기를 놓치니 부채만 증가하고 있다"며 "과잉 유동성에 따른 경제 충격을 대비하기 위해 부채를 줄이겠다는 확실한 시그널을 내비춰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분간 출구전략 시도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있는 정부와 통화당국이 국제공조를 이유로 금리 인상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당국은 아직 국내 경제의 민간 자생력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정부가 3분기 이후에나 기준금리를 조심스레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익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통화당국 입장에서는 민간부문 자생력이 공고해지는 것을 눈으로 확인해야 하고 G20 의장국으로서 국제공조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기준금리 인상은 3분기에나 신중히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원도 "1분기 성장률은 정부가 민간부문 수요를 이끈 측면이 크다"며 "현재로서는 기준금리 인상 서두를 필요가 없으며 단계적으로 서서히 올려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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