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기주 기자) "대출이 필요하면 꼭 연락주세요."
28일 오전 8시 서울 중구 태평로의 삼성생명 본관 앞. 출근길을 재촉하는 삼성생명 임직원들에게 은행 직원이 전단지 한 장씩을 나눠줬다.
우리사주 관련 대출상품의 금리와 상환 방식이 자세히 적혀 있었다.
5월 초 기업공개(IPO)를 앞둔 삼성생명의 공모가가 결정되고 우리사주 청약 등 상장과 관련한 구체적인 방침이 정해지자, 임직원들에 대한 은행권의 대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A은행 직원은 "우리사주 청약자금 대출에 대한 삼성생명 직원들의 문의가 부쩍 늘었다"면서 "3~4개 은행들이 대출수요를 잡기 위해 전단지를 돌리고 사은품을 지급하는 등 경쟁적으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사주 보유 여부에 따라 임직원들의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지난 1999년 우리사주를 받은 직원들은 220배의 차익을 보게 됐다. 주당 500원(액면분할 후 기준)에 받았는데 공모가가 11만원으로 결정됐기 때문이다.
반면 다음달 우리사주 청약을 통해 주식을 사들이게 될 직원들 사이에서는 새롭게 득실을 계산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삼성생명의 한 직원은 "우리사주를 보유하지 못한 임직원들의 상실감이 크다"면서 "1억원 이상 대출을 받아 우리사주를 매입하겠다는 직원들이 많다"고 전했다.
삼성생명은 다음달 3일 우리사주 청약을 실시한다.
총 공모 물량 4443만7420주의 20%인 888만7484주가 우리사주조합에 배정됐다.
삼성생명의 임직원 수가 6640여명인 것을 감안하면, 직원 1인당 약 1400주씩 배정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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