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지난 10년간의 민주정부로부터 권력을 환수한 이명박 대통령. 자민당의 아성을 깨고 54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룬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 이들은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뤘다는 점이 같지만 집권 1년차에 혹독한 시련을 겪었다는 점도 닮은꼴이다.
최근 하토야마 총리의 권력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그의 지지율은 최근 24%로 곤두박질쳤다. 지난해 9월 취임 후 지지율이 30%대 밑으로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반대율도 68%로 나타나 조기 퇴진 여론이 거세게 들끓고 있는 상황이다.
지지율 급락의 주된 요인은 오키나와현 미군 후텐마 기지 이전 문제다. 오키나와 서남부에 위치한 후텐마 기지는 오키나와 주둔 미 해병대의 핵심 항공거점이지만 주거·상업지역에 둘러싸여 주민의 원성이 컸다. 이 때문에 미국과 일본은 2006년 후텐마 기지를 오키나와 동북부의 슈워브 미군기지로 옮기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하토야마의 민주당 정권은 선거 공약으로 기지의 ‘오키나와 밖 이전’을 내걸면서 미일 간 갈등이 불거졌다. 하토야마 총리는 5월말까지를 시한으로 안보와 정치적 이익 사이에서 최후의 선택을 해야 할 처지다.
이명박 대통령도 2008년 집권초 미국과 쇠고기 협상 문제로 곤혹을 치른바 있다. 그해 4월에 열린 한미 쇠고기 협상에서 ‘뼈와 내장을 포함한 30개월 이상, 대부분의 특정위험부위를 포함한 30개월 미만’의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는 협상이 체결됐다. 광우병 유발 위험이 있는 소의 안구, 눈, 척수, 뇌 등 특정위험물질(SRM) 부위를 포함한 미국산 소의 수입이 전면 허용된 것이다. 이 때문에 굴욕협상 논란과 함께 검역안전, 미국과의 관계 등이 맞물려 사회적 갈등이 정점에 이르렀다.
그 결과,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그해 5월 29.2%로 급락, 집권 100일 때 지지율(52.5%)에 비해 20%p나 곤두박질치면서 대통령은 결국 대국민 사과와 함께 미국과 쇠고기 수입과 관련한 추가협상을 해야만 했다.
이 대통령과 하토야마 총리의 지지율 급락은 집권초기에 일어났다는 점과 미국과 관련된 문제였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김민전 경희대 교수는 “대개 집권 1년차의 경우 당선 불복종 움직임과 갈등 양상 속에서 정권이 제대로 안착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왔다”고 말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쇠고기 파동 당시 대국민 사과를 발표하고 미국과 재협상에 나서면서 위기를 극복했다”며 “하토야마 정권의 명운은 27일부터 시작된 미일 협상의 결과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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