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시흥시 은행동 B아파트 전용면적 84㎡ 시세 2억7000만원(3.3㎡당 평균 시세 820만원). 같은 크기의 2차 보금자리주택 시흥은계지구 추정분양가 3.3㎡당 890만원. 보금자리주택보다 기존 아파트 시세가 저렴하다.
#부천 범박동 H아파트 전용 85㎡ 시세 3억원(3.3㎡당 1000만원). 같은 규모의 인근 2차 부천옥길 보금자리주택지구는 3.3㎡당 890만원. 보금자리주택 분양가와 주변시세가 약 5% 차이에 그치고 있다.
보금자리주택의 최대 장점인 분양가 메리트가 사라지고 있다. 1차 시범지구 사전예약 당시 주변시세의 50~70%에 머물던 보금자리주택 추정분양가가 2차에서는 시세를 웃도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보금자리주택 분양가는 앞으로 계속 이어질 보금자리 정책 성패를 좌우하는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어서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시세보다 높은 분양가
29일 공고된 2차 보금자리주택지구 6곳의 분양가를 보면 강남권인 내곡ㆍ세곡2지구와 같은 강남권 보금자리주택은 여전히 주변 시세의 60% 수준에 불과하다. 1차 시범지구에서 50%에 머물던 것에 비하면 약간 높아졌다.
1차 세곡·우면 지구는 3.3㎡ 1030만~1150만원이었지만 2차 강남권은 3.3㎡ 약 200만원씩 올라 1140만~1340만원선이다.
그나마 강남권은 크게 오른편이 못된다. 2차 보금자리지구 중 비강남권 분양가는 3.3㎡당 750만~990만원으로 주변 시세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시흥 은계, 부천 옥길, 구리 갈매, 남양주 진건지구의 3.3㎡당 추정 분양가는 전용 60㎡ 이하가 750만~850만원, 60~85㎡ 이하는 820만~990만원 선이다.
국토해양부는 주변 시세의 75~80%라고 밝혔지만 부천, 시흥쪽은 최근 아파트 시세의 90%선이다. 일부 기존 아파트의 경우 보금자리 추정분양가보다 시세가 더 낮은 곳도 있다.
◇가격 역전 현상, 계속될까
2차 보금자리주택지구의 분양가가 주변시세와 큰 차이가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로 시세하락폭이 컸기 때문이다. 실제로 보금자리주택지구가 조성되는 인근 아파트 가격은 85초과 중대형이 5000만원 가량 떨어졌다.
범박동 공인중개사는 이에 대해 "아파트 시세가 2년전부터 크게 떨어지고 있는데다 그나마 팔리지 않으니 호가조차 낮아지고 있다"며 "보금자리가 인근에 대량공급될 것이라는 심리적 영향도 없지 않아 보인다"고 전했다.
더구나 1차에 비해 2차 보금자리주택지구의 추정 분양가가 다소 올라 시세와의 격차를 더 좁혔다. 강남권 2개 지구는 입지여건이 거의 비슷한 1차 세곡·우면 지구(3.3㎡ 1030만~1150만원)보다 3.3㎡ 약 200만원씩 올랐다. 강남권 84㎡의 경우 1,2차 분양가가 5000만원 가까이 가격 차가 벌이진다.
이 같은 현상은 앞으로 계속 이뤄질 보금자리주택지구에서도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건축 원자재값 상승에 따른 건축비 인상이 불가피한데다 정부가 보금자리를 친환경 아파트로 건설하면서 관련 비용이 계속 상승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1년 후 확정분양가는 얼마나
문제는 현재 나온 보금자리주택지구의 분양가는 최종 확정이 안된 추정치라는 점이다. 1년 후 본청약과 맞물려 분양가가 확정될 경우 가격은 더 오를 수 있다. 공공이 건설하는 주택이라 하더라도 금융비용 등 가산비 상승분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시범지구부터 이 같은 문제가 발 생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앞으로 금리인상 등이 이어질 경우 회사채 이율도 덩달아 오를 수 밖에 없고, 원자재가 상승에 따른 건축비 인상 등이 이어질 경우 추정분양가를 유지하기에는 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에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당장 오는 하반기 예정된 시범지구 확정 분양가가 작년 9월 추정 분양가보다 크게 높아질 경우 사전예약 당첨자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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