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JP모건, 모건스탠리, 바클레이스, 도이체방크. 현재 산은금융지주가 목표로 삼고 있는 은행들이다.
지난해 10월 28일 설립한 산은금융은 출범과 함께 세계 20위권 기업금융 기반 투자은행(CIB)으로 성장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밝혔다. 그것도 불과 10년 뒤인 오는 2020년까지 달성하겠다는 당찬 목표다.
산은이 세계적 CIB를 추구하는 것은 수익 확대나 신시장 개척 차원이 아니다. 역할 및 정체성 변화에 따른 생존 전략이다.
지난 56년간 국내 산업 금융을 지원해 온 산은은 국가 경제가 성장할수록 역할과 입지가 축소됐다.
산은의 입지가 축소되고 정체성이 모호해지기 시작한 것은 이미 10여년 전 일로, 최근의 변화 움직임은 사실 뒤늦은 감이 있다. 때문에 산은의 목표는 더욱 절박하며 실현 의지도 강하다.
이제 산은금융의 목표는 경제 발전을 견인하는 국책은행에서 벗어나 글로벌 투자은행으로서 적극적인 해외 투자를 통해 국부를 창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인수합병(M&A)을 카드로 꺼내들었다. 단기간에 회사의 규모와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적극적인 M&A를 통해 세계적인 CIB로 성장한 독일 도이체방크가 이를 증명한 바 있다.
도이체방크는 지난 1995년 CIB 체제를 도입한 후 파생상품 전문회사였던 뱅커스트러스트(1999년)와 러시아의 유나이티드파이낸셜그룹(2006년) 등을 연이어 인수하며 5년 만에 세계 수위권의 투자은행으로 거듭났다.
산은금융은 우선 국내 수신 기반 확대를 위해 올해 매각이 예정된 우리금융지주나 외환은행 인수를 추진할 전망이다.
수신 기반은 산은금융의 취약점으로 꼽히고 있는 만큼 국내 금융기관 M&A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민유성 산은금융 회장 겸 산업은행장은 지난 3월 창립 56주년 기념식에서 "기업금융의 저력을 강점으로 키우는 것과 동시에 수신기반 확보와 개인금융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또 산업은행과 대우증권을 연계한 BWB(Branch With Branch) 형태의 복합금융점포를 개설하는 등 개인영업 역량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산은금융은 국내 시장에서 안정을 찾으면 아시아 시장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아시아 전역을 무대로 산은금융의 강점인 인프라 투자와 프로젝트 파이낸스(PF) 등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산은금융의 세계 PF 시장 점유율은 4.9%로 세계 2위권이다.
민 회장은 "정부와 협의해 2011년에 산은금융을 국내 증시에 상장하고 2012년에 해외 상장을 추진하겠다"며 "국내외 상장을 통해 법에서 제시한 부분보다 민영화를 앞당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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