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중국의 북한문제 전문가인 진징이(金景一) 베이징대 조선문화연구소 소장은 3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전격적인 중국 방문은 북핵 6자회담 재개문제와 북-중 경제협력을 강화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분석했다.
진징이 교수는 김정일 위원장이 천안함 사태로 한반도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는 민감한 시기에 방중, 주목되고 있다면서 김 위원장의 방중 목적은 중국 지도부와 남북관계를 논의하는 것보다는 북-중 현안에 초점이 맞춰져 있을 것으로 진단했다.
진 교수는 남북관계의 경색으로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기대됐던 북핵 6자회담 재개 전망이 불투명해졌지만 북한과 중국은 최근들어 6자회담 재개에 전반적으로 이해를 같이하고 있기 때문에 김 위원장이 이번 방중에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중대 발표를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중국은 6자회담이 북핵문제뿐만 아니라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문제를 대화로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하고 가장 합리적인 회담 틀이기 때문에 이를 조만간 재개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북한도 국제사회에서 고립을 벗어나고 남북관계 긴장해소를 위해선 회담 재개가 최선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는 것이다.
유엔 제재에 이은 남북관계 경색의 영향으로 북한의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북-중 경협이 더욱 밀접해지고 있는 것도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을 재촉한 이유의 하나일 것이라고 진 교수는 말했다.
김 위원장은 따라서 이번 방중기간 중국 측과 협상을 통해 북-중 경협에 대한 가시적 성과를 낼 수도 있다고 진 교수는 점쳤다.
그는 김 위원장이 이번 방중에서 첫 목적지로 다롄(大連)을 택한 것을 북-중 경협 강화를 위한 발판을 만들려는 시도로 분석했다.
김 위원장은 중국의 동북공정중 핵심 물류기지 중심인 다롄의 발전 전략과 항구기능을 직접 시찰, 북한의 라진-선봉의 모델로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한편 중국의 동북지방 개발과 북한의 경제개발을 연계하는 아이디어를 모색하려는 것으로 관측된다는 것이다.
진 교수는 김정일 위원장이 이번 방중에 3남인 김정은을 대동했을 것이냐는 질문에 이는 민감한 사항으로 함부로 예단하기 힘들지만 쉽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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