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고득관 기자) W저축은행의 새 지점이 또 다시 한국저축은행과 같은 건물에 입주할 예정이다.
저축은행 업계 2위의 한국저축은행은 고금리 수신을 통해 빠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는 W저축은행과 한 건물을 쓰게 된 것을 은근히 부담스러워하는 모습이다.
5일 저축은행권에 따르면 W저축은행은 을지로입구역 4번 출구 바로 앞에 있는 내외빌딩 7층에 새 지점을 열 계획이다. 이 건물 4층에는 한국저축은행 본점이 입주해있다.
W저축은행은 이미 금융당국에 지점 설치 인가를 신청했다. 3분기 중에는 영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본사를 둔 W저축은행은 지난 12월 중순 강남역 인근 삼성화재 서초타워 20층에 첫 번째 지점을 열었다. 이 빌딩 1층에는 한국저축은행이 입주해있다.
W저축은행의 지점이 모두 한국저축은행과 같은 건물에 들어서게 된 것이다.
W저축은행은 지난해 12월 이곳에 지점을 낸 이후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개점 넉달 만에 1700억원의 수신을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다. 젊은 직장인층을 주로 공략하기 위해 높은 적금 금리를 책정한 데 따른 성과다.
W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적금 금리는 5.80%로 한국저축은행의 5.20%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W저축은행 관계자는 "한국저축은행이 역사가 오래 되고 규모도 크다보니 좋은 장소를 많이 갖고 있다"며 "우리도 좋은 장소를 물색하다보니 우연치 않게 장소가 겹치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저축은행은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지만 W저축은행과 '한 지붕' 아래서 경쟁하게 된 데 대해 부담스러워하는 눈치다.
한국저축은행 관계자는 "W저축은행이 지점 설치 인가 전에 미리 입주 사실을 통보하는 등 동종업계 경쟁자로서 기본적인 예의는 갖췄다고 생각한다"며 "강남역지점의 경우 지역 특성상 수신 공급이 많아 W저축은행 지점 개설에 따른 영향이 크지 않았지만 W저축은행이 공격적으로 수신을 유치하고 있다는 점은 여전히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저축은행권 관계자는 "당장 한국저축은행 고객이 계좌에서 돈을 인출해 W저축은행으로 가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신규 고객 유치에는 상당한 부담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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