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은행권이 프라이빗뱅킹(PB) 영업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저금리 기조로 은행 수신상품의 인기가 시들해진 데다 삼성생명 등 대형 공모주 청약에 자금이 몰리면서 PB 고객들의 자금 이탈이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5일 은행권에 따르면 최근 주요 시중은행들은 고수익을 보장하는 PB 고객 전용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며 고객 잡기에 나서고 있다.
국민은행은 이달 중 PB 고객을 대상으로 '아트펀드'를 판매할 계획이다. 이 상품은 펀드자금을 모아 화랑에 대출해주고 해당 화랑이 미술품 투자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분하는 구조다.
오인석 국민은행 PB사업부 팀장은 "은행 예금금리가 워낙 낮은 데다 주식 직접 투자는 여전히 리스크가 있어 투자처가 마땅치 않다"며 "고객들에게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기 위해 맞춤형 펀드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오는 7일부터 PB 고객 전용상품 9개를 잇따라 내놓을 계획이다. 그 동안 관심이 낮았던 미국 금융주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펀드(ELF)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미국 금융주는 가치에 비해 가격이 저평가된 측면이 있다"며 "이를 반영해 상품을 개발했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상품들은 삼성생명 공모주 청약을 신청했다가 주식을 배정받지 못한 고객들을 타킷으로 삼고 있다.
한상언 신한은행 PB고객부 팀장은 "삼성생명 청약 자금을 유지하기 위해 청약증거금이 환급되는 시점을 상품 출시일로 잡았다"며 "삼성생명 청약에 나섰던 고객들이 공격적 투자자는 아니라고 판단해 적당히 리스크를 헤지하면서 일정 수준의 수익도 올릴 수 있는 상품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한 팀장은 "금리가 너무 낮아 불만을 가진 고객들이 많지만 무조건 고수익 상품을 부추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주식, 채권, 원자재, 환율 등 상품 구조를 다양화해 선택의 폭을 넓히는 데 중점을 뒀다"고 덧붙였다.
하나은행도 각 PB센터 차원에서 보유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사모펀드 조성을 준비 중이다.
또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의 금융 수요를 파악해 가장 적합한 PB와 연결해주는 '하나N플라자-온라인 PB 서비스'도 새로 내놨다.
은행권 관계자는 "PB 고객들은 기본적으로 보유 자산이 10억원 이상으로 이들이 공모주 청약 등을 위해 자금을 빼가면 은행 입장에서는 타격"이라며 "가뜩이나 은행 상품에 대한 매력이 떨어져 있어 PB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한 대안 상품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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