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을 하루 앞둔 6일 각 후보군은 금뱃지를 한명이라도 더 잡기 위해 숨가쁜 하루를 보냈다. 김부겸, 박지원, 강봉균, 이석현, 박병석 의원. 이들의 공동 목표는 새 원내사령탑 권좌에 오르는 것이다. 목표가 원대한 만큼 동료 의원들의 마음을 잡는대도 다양한 방법을 구사했다.
김 의원은 당 소속 의원 한명 한명에 대해 인물평을 담은 홍보물을 배포하면서 인간적으로 한표를 호소했다. ‘우리당의 외교안보 과외 선생님 송민순 의원님’ ‘최고의 금융전문가이자 단발머리가 매력적인 영원한 소녀 이성남 의원님’ 식의 인평이다.
라이벌 박지원 의원은 전화로 승부했다. “하루가 박지원의 전화로 시작해 박지원의 전호로 끝난다”는 말을 낳을 정도로 박 의원은 동료 금뱃지에게 집요한 설득전을 전개했다. 전화통화에선 그간 정책위의장으로서 조직운영능력과 대여공격력을 입증한 부문을 강조하면서 한표를 호소했다는 후문이다.
물밑 협상도 거침없이 벌어졌다. 김 의원과 강봉균 의원 사이의 단일화 협상이 그것. 김 의원 측에선 조정식 의원이, 강 의원 측에선 우제창 의원이 각각 대리자로 나서 새벽과 야밤을 오가며 열띤 단일화 작업 그림을 그려갔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양측은 ‘온건합리주의’라는 공통분모가 있어 단일화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면서 막판 협상에 불을 지폈다.
고정표 붙잡기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대전 출신 박병석 의원은 충청권 의원들 중심으로 표를 확보했다고 자신했다. “의원들의 속마음은 알 수 없지만 잘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석현 의원은 당내 소속 의원이 20여명에 이르는 비주류 모임인 쇄신모임 공동 대표직을 십분 활용, 경선 운동 내내 거점으로 이용했다. 이 후보는 “39명이 이미 표를 약속했고 아무리 줄여도 32명은 내게 온다”고 단언했다.
의원들만 뛰는 게 아니다. 보좌관들도 함께 뛰었다. 이들은 수시로 언론보도를 확인하면서 민감한 사항에 대해 기자들에게 ‘바로 잡아달라’는 호소를 거듭했다. 공개적으로 지지를 표명한 의원은 문제가 없지만, 잠정적 지지의원인 경우 기명 공개를 꺼리는 게 사실.
한 보좌관은 “누구 의원이 우리 의원님을 지지한다는 기사가 뜰 때마다 가슴을 쓸어내렸다”며 “지지의원의 성명이 기사에 공개될 경우, 거론된 의원이 지지의사를 접거나 타 후보들의 적극적 구애로 그쪽으로 넘어가는 현상도 많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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