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권영은 기자) 경기도 용인시 부동산 시장에 또다시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미분양 적체 및 거래 경색으로 아파트 매매가가 급락하고 신규 입주단지의 입주율이 저조한 가운데 1만가구에 달하는 아파트가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입주를 시작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9일 업계 등에 따르면 이달부터 올해 말까지 용인시 내에서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가 총 9623가구에 달하고 이 중 5000여가구가 이달 집들이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 2004년 6월 이후 최대 물량이다.
◇ 5월에만 5000여가구 '입주 폭탄'
용인 수지구 내에서 5월 준공을 맞는 단지는 총 9개다. 동천동에서는 래미안동천 1블록~4블록 총 2400가구가 동시에 입주를 시작한다.
성복동에서는 △경남아너스빌2차 214가구 △성복자이 1·2차 1501가구 △성복힐스테이트 2·3차 1411가구 △수지자이2차 500가구 등이 집들이를 한다.
이 밖에도 △신봉동 동일하이빌 2~4블록 1462가구 △신봉센트레빌 1·5·6블록 1238가구 △죽전동 죽전역월드메르디앙 140가구 등이 이달 입주한다.
문제는 이들 단지의 대부분이 중대형 평형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이다. 국토해양부 부동산포털시스템 온나라의 지난 1년간 용인시 아파트 거래동향에 따르면 전용 85㎡ 이하가 차지하는 비율이 80%를 넘어선다. 거래량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중소형 선호도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용인의 신규 입주 단지 상당수가 도시개발지구 물량으로 대부분 중대형으로 구성돼 있어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이미 입주지연 사태를 겪고 있는 단지가 많아 이에 따른 주택가격 하락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 새아파트 중소형도 프리미엄 1000만원
내달 입주가 예정된 상현동 H아파트에는 최근 계약금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168㎡에는 현재 분양가 대비 3000만~5000만원의 마이너스 프리미엄을 보이고 있다. 일부 로열층의 중소형에는 1000만원 가량의 프리미엄이 붙었지만 금융비용과 추가비용 등을 감안할 때 오히려 손해라는 것이 현지 공인중개사들의 설명이다.
S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분양가에서 최고 5000만원이나 하락한 데다 이 일대 시장 상황이 안 좋아 계약금을 포기하고라도 털고 나가려는 계약자들이 많다"며 "'계약금 내준 셈 치고 그냥 넘기겠다'는 계약자도 있다"고 전했다.
신규 아파트 뿐만 아니라 기존 아파트 매매가도 지속적으로 주저앉고 있다. 중동 어은목마을 코아루 109㎡는 올초보다 5000만~6000만원 하락해 4억~4억1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동백동 상록롯데캐슬1단지 105㎡도 올초보다 5000만원 내려 4억1000만원 선이다.
동백동 S공인 관계자는 "용인지역에 입주물량이 대거 몰린 데다 거래도 안 되기 때문에 당분간 가격 하락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전세 물건을 구하는 수요자에겐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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