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지난해 대규모 인턴 채용에 나섰던 은행권이 올해는 채용 규모를 줄이거나 아예 채용하지 않기로 해 청년 일자리 '가뭄' 현상이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은행들은 인턴 채용을 자제하는 대신 정규직 채용을 늘려 일자리 창출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겠다는 방침이다.
10일 은행권에 따르면 올해 주요 은행과 금융공기업의 인턴 채용 규모는 6000여명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채용 인원 7400명보다 1400명(18%) 가량 줄어든 수치다.
씨티·전북·수협은행 등이 아직 채용 계획을 확정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해도 지난해보다 턱없이 적은 인원이다.
지난해 1350명의 인턴을 채용했었던 우리은행은 올해도 1500명 수준의 인턴을 뽑아 운용 중이다.
다만 인턴 기간이 3개월에 불과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은행 업무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도 인턴 채용 규모를 지난해 800여명에서 올해 2000명 가량으로 확대했지만 지난 겨울방학 중 인턴 기간이 만료됐다.
기업은행과 부산은행은 각각 400명과 300명의 인턴을 채용키로 해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지난해 각각 500명의 인턴을 뽑았던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올해 인턴을 선발하지 않기로 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인턴을 뽑는 대신 정규직 채용 규모를 연간 350명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라며 "지난해 인턴 제도를 운영해 본 결과 실효성이 없다는 판단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올 들어 피크타임 텔러 1000명과 전담텔러 및 정규직 700명 등 총 1700명 규모의 대규모 채용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인턴을 뽑는 것보다 중소기업의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고 은행 정규직 행원과 텔러 채용을 늘리는 게 효율적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환은행도 지난해 100명의 인턴을 채용했지만 올해는 채용 계획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은행연합회는 이날 발표한 '2009 사회공헌활동 보고서'에서 올해 은행권의 인턴 채용 규모를 8400명 수준으로 밝혔다.
그러나 여기에는 일부 은행의 텔러 및 정규직 채용 인원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중은행 인사 담당자는 "연합회가 실적을 부풀리기 위해 일부러 자료를 가공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은행별 자료를 취합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gggtttppp@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