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준영 기자) 구본걸 LG패션 사장이 자사주를 꾸준히 사고 있으나 회사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린 친인척 탓에 대주주측 지분율은 오히려 낮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LG패션 오너인 구본걸 사장은 2006년 12월 회사를 LG상사에서 분할 상장한 후 이날까지 모두 21차례에 걸친 자사주 매입으로 지분율을 9.0%에서 16.5%로 끌어올렸다.
자사주 투자로 올린 평가이익만 100억원을 상회하고 있고 당초 33.2%에 머물던 대주주측 지분율도 한때 38.0%까지 높아졌다.
그러나 동생인 구본진 부사장이 전달 말 보유지분 201만3000주(6.88%) 가운데 19만2000주를 담보로 우리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면서 대주주측 지분율은 37.7%로 떨어졌다.
회사는 개인적 재산권 행사일 뿐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코스피200에 드는 대형사 경영진이 받은 대출인 만큼 시장에 부정적으로 비쳐질 우려도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형 상장사 대주주 역시 보유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기도 하지만 문제가 된 사례는 거의 없다"면서도 "다만 자금난을 겪거나 구조조정에 들어간 상장사는 지분 전량을 잡힌 경우도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LG패션은 오너 친인척이 개인 지분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을 뿐 회사와는 무관한 경우이고 실적 역시 양호한 편이다.
2009 회계연도 LG패션 매출액은 전년대비 16.6% 증가한 9221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일회성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이 12.3%나 감소한 928억원에 그쳤으나 영업외수지를 개선하면서 순이익은 1.6%만 줄어든 715억원으로 선전했다.
LG패션 관계자는 "오너가 투자 목적으로 자사주를 사는 게 아니라 경영권과 주가 안정 차원에서 사고 있어 시장에서도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며 "이번 주식담보대출은 개인적인 것일 뿐 회사와는 전혀 상관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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