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가 11만원이었던 데 비해 이날 시초가가 11만9500원에 결정된 탓도 있지만, 그보다 차익실현에 적극적으로 나사고 있는 외국인 매도세가 예상보다 거셌기 때문이다.
거래 시작 전 청약에 몰린 수급만으로도 20%이상 오를 거라고 호언했던 증권사 전망과는 정 반대 상황이다.
◆ 삼성생명 상장 첫날 2%대 하락…증권가 '장밋빛 전망' 무색
12일 한국거래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시초가보다 2500원(2.09%) 내린 11만7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공모가보다 8.64% 높은 11만9500원에 시초가를 결정한 이후 장 초반 12만1000원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이내 하락세로 돌아선 것.
개장 전 상승 기대감과는 정반대의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개장 전 삼성생명 동시호가 매도 및 매수호가는 각각 13만원, 12만9500까지 올랐다. 마지막 장외거래가 역시 13만4500원에 달했다.
이런 분위기 조성엔 증권가의 장밋빛 전망이 크게 한 몫 했다.
이날 현대증권은 삼성생명은 수급만으로 20%이상 상승할 것이라며 적정주가로 13만4000원을 제시했다.
이태경 현대증권 연구원은 "현재 유통주식이 전체 주식의 20.1%인데 인덱스 편입 등으로 3개월내 매수될 물량이 전체 주식의 3.6%"라며 "이는 자사주 매입이나 이익 소각 등과 유사한 효과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21.9%의 주가 상승효과를 계산할 수 있어 단기적 수급만으로도 13만4117원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란 것이다.
신영증권 역시 단기적으로 13만원 이상 뛸 수도 있다고 낙관했다.
박은준 신영증권 연구원은 삼성화재가 내재가치비율(P/EV) 1.4~1.5배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수급 호재 영향력이 강할 경우 단기적으로 13만원 이상의 가격 형성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 외인 삼성생명 대거 차익실현…순매도 2844억원 中 삼성생명 2650억원
그러나 주가를 상승 견인할 것이라 기대했던 수급이 오히려 주가를 끌어내린 꼴이 되고 말았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844억원 가량을 순매도 중이다. 이 중 삼성생명에 대한 매도 물량만 약 2650억원에 달한다. 대부분 매도가 삼성생명에서 나온 셈이다.
실제 이날 삼성생명 매도창구 상위엔 메릴린치(66만7253주), JP모간(51만9195주), HSBS(42만4500주), 씨티(38만714주) 등 외국계가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공모가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외국인들이 일단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날 23조4000억원 안파의 시가총액으로 단숨에 시가총액 4위에 올라선 삼성생명은 상장 다음날인 13일부터 코스피지수에 반영된다. 덕분에 삼성생명 하락에도 코스피는 0.01% 강세로 거래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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