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광효 기자) 서울 은평구 응암동의 한 재래시장에서 1년째 생선가게를 운영하는 B씨(45ㆍ남)는 요즘 걱정이 태산이다.
냉해 등의 영향으로 생선 가격이 올라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절반 정도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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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갈치 한 마리에 6000원이었던 것이 지금은 1만원으로, 고등어도 한 마리에 1000~1500원 하던 것이 3000원으로 2배 가까이 올랐다.
이렇게 생선 가격이 폭등하자 매출액은 급락해 지난해 이 생선가게의 하루 매출액은 200만원 정도였으나 지금은 100만~120만원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B씨는 17일 "가게세와 전기세 내고 직원들 월급 등을 주고 나면 남는 것이 별로 없다"며 "조금 전 어떤 손님이 오징어 2마리에 3000원 하는 것이 비싸다고 사려다가 그냥 갔는데, 오징어 2마리 팔아봤자 남는 것은 겨우 500원"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경기회복이 본격화하고 있고 소비가 많이 늘었다고 말하는 것을 보면 꼭 앙트와네트 왕비가 '빵이 없으면 고기를 먹으면 되지 않느냐'고 말한 것이 생각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대형 백화점의 경우에는 사정이 다르다.
현대백화점은 올 1ㆍ4분기에 전체 매출액이 지난해 1분기에 비해 8% 늘었는데 그 중 고급의류는 16% 늘었고, 골프의류는 11% 늘었다.
소비의 양극화는 정부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소득 상위 20%에 속하는 5분위의 경우 올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이 385만6000원으로 지난해 1분기에 비해 11.1% 늘었다.
이에 비해 소득 하위 20%에 속하는 1분위의 경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118만8000원으로 지난해 1분기에 비해 4.3%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렇게 소비의 양극화가 심화되는 이유는 고소득층의 경우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으로 소득 증가가 바로 소비의 증가로 이어지고 있지만, 저소득층의 경우 경기전망에 대한 불안으로 소득이 늘어나도 소비를 늘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5분위의 경우 올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797만7000원으로 지난해 1분기에 비해 7.4% 늘어난 반면 1분위는 99만3000원으로 지난해 1분기에 비해 16% 늘었다.
하지만 평균소비성향(소비지출/처분가능소득×100)을 보면 1분위는 154.8%로 지난해 1분기보다 24.8%포인트나 하락한 반면 5분위는 59.6%로 지난해 1분기보다 2.1%포인트 상승했다.
통계청의 한 관계자는 "경기가 회복되면 고소득층부터 소비를 늘리는데 앞으로 경기회복세가 지속되면 저소득층에도 파급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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