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자산운용의 아프지 않은 '시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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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5-17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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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문진영 기자) '펀드'하면 '미래에셋'이라는 연상공식도 깨져가는 추세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펀드 수익률이 반토막 나자 투자자들이 하나 둘 펀드시장을 등지기 시작하더니, 코스피가 1600~1700포인트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하자 미래에셋도 국내주식펀드의 환매 물결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됐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13일까지 국내주식형펀드에서 5조7633억원이 순유출됐다. 월별로도 지난 2월을 제외하면 1월부터 4월까지 유출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그러나 펀드에서 유출된 자금은 마땅한 투자대안처를 찾지 못해 증시 주변에 머물고 있는 상태다. 증시 상황이 좋아지면 다시 증시로 몰릴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실제 이달 들어 삼성생명 공모주에 증시 부동자금이 몰리면서 반환된 청약자금 일부가 펀드시장으로 유입됐다. 

반면 국내 상위권 운용사 중 미래에셋자산운용만은 예외였다.

삼성생명 청약 마감일인 4일부터 상장일인 12일까지 국내주식펀드(상장지수펀드 제외)에는 모두 6873억원이 연속 유입됐다. 같은 기간 한국투신운용에 2936억원, KB운용과 삼성자산운용에 각각 1221억원, 287억원의 자금이 들어온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미래운용에서는 41억원이 빠져 나갔다. 이로써 올들어 미래운용에서만 투신권 전체 환매 자금의 62%에 해당하는 3조5923억원 빠져 나간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미래운용이 운용하는 자금도 지난해 초 전체 시장의 40%에 육박하던 것이 현재는 35% 수준으로 떨어졌다. 설정액도 2008년 이후 최근 처음으로 50조원 이하로 추락했다.

◆투자자 펀드 환매 꾸준해도 여전히 수익구조는 '탄탄'

펀드환매 규모가 우려스러운 수준이지만 사실상 미래운용은 매년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거진 이후 오히려 이전보다  3배 이상 높은 당기순익을 기록중이다. 2006년(2006.4~2007.3)  386억원에서 펀드붐이 본격 시작된 2007년(2007.4~2008.3) 1261억원으로 껑충 뛴데 이어 2008년(2008.4~2009.3) 1650억원으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이는 국내 펀드 수탁고(설정액 기준) 비중이 업계에서 가장 큰 미래운용이 업계 평균보다 높은 운용보수를 책정하고 있는 영향이 적지 않다.

미래운용 펀드 전체 수탁고의 73.26%를 차지하고 있는 국내 공모형 혼합채권펀드(9429억원)의 보수는 1.5%로 유형평균인 1.3%보다 높다. 그 다음으로 많은 국내 혼합주식펀드(3350억원) 운용보수도 2.5%로 유형평균 2.1%보다 비싸다.

◆국내 투자자 고통 분담 끝났나...박현주 회장은 해외로 눈 돌려

지난 4월 미래운용은 투자자 고통분담 차원에서 지난 2008년 한차례 중단했던 성과급을 다시 지급했다.

미래운용 관계자는 "회사 원칙상 연봉제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기본급여 수준이 타 경쟁업체보다 높지 않은 편"이라며 "2008년에는 투자자들과 고통분담 차원에서 회사가 성과급 지급을 포기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올해는 직원 사기 진작 차원에서 지급된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국내시장에 대한 기대는 일단 접고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박 회장은 지난달 23일 미국 뉴욕에서 가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미국에서 이머징마켓에 투자하는 펀드를 팔아 새로운 먹거리를 마련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미래운용 관계자는 "2010년을 글로벌 금융투자회사로 발돋움하는 원년으로 삼았다"며 "국내시장에선 새로운 전략을 제시하기 보단 장기적인 투자전략을 유지할 계획"라고 전했다.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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