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구조약정' 체결한 현대그룹의 앞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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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5-17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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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현대그룹이 결국 채권단과 재무구조약정을 맺기로 했다. 이에 따라 현대그룹은 당분간 재무구조개선에 주력해야 한다.

또한 현대건설 인수 등 신성장동력 확보라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경영전략 역시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분기 깜짝실적에도…"

그룹 주력사인 현대상선은 지난 1분기 영업이익 116억원을 달성,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특히 4월 영업이익은 사상 최고의 실적연도인 2008년 월평균 영업이익 489억원을 상회했다.

이런 선전에도 현대그룹은 주채권 은행인 외환은행과 채권금액 상위 3개 은행인 산업은행, 신한은행, 농협과 오는 31일까지 재무구조약정을 체결한다. 지난해 실적이 약정 체결의 기준이기 때문이다.

재무구조약정을 체결의 직접적인 원인은 현대상선의 실적 악화다. 현재 현대상선은 금융 계열사를 제외한 그룹 전체 자산 중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576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부채도 2008년 5조8915억원에서 6조6470억원으로 급증했다. 부채비율은 196%에서 284%로 뛰어 올랐다.

게다가 현대그룹은 순환출자구조로 각 계열사들이 얽혀 있어 현대상선의 실적 악화는 곧바로 그룹 전체의 부실로 이어진다. 실제로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해 매출 및 영업이익 증가에도 1898억원의 지분법 평가손실을 입었다.

현대그룹은 재무구조 약정이 체결되면 부채비율을 줄이는 한편 유동성 확보와 생산성 향상 등 금융당국이 지정한 재무 표준에 맞추는 노력을 해야한다. 또한 계열사나 보유 자산 매각 등을 통한 군살빼기와 유상증자 등 자구노력도 펼쳐야 한다.

◆꼬여버린 현정은 회장의 미래구상

현정은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현대건설 인수는 그룹의 미래를 위해 결코 포기할 수 없는 확실한 신성장동력"이라며 인수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를 위해 현 회장은 그동안 그룹차원에서 실탄확보에 주력했다. 실제로 현대상선은 2003년 이후 5년간 지속된 호황기 동안 마련한 자금을 선대확충보다는 현대건설 인수를 위해 차곡차곡 쌓아놓았다.

현재 현대건설의 매각대금은 전체지분의 49.7%인 5514만2678주 인수와 경영권프리미엄 등을 포함해 4조5000억원 안팎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재무구조개선 약정 체결로 현대그룹은 재무구조 개선에 우선적으로 주력해야 한다. 신규 투자 및 인수합병(M&A)은 엄두도 낼 수 없는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대건설이 올 하반기에 시장에 나온다면 현재 현대그룹의 여력으로는 선뜻 인수에 나서기 힘들다"며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이에 앞서 지난해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체결한 한진해운은 한진해운신항만 지분 및 선박 매각, 유상증자 등을 통해 94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재무구조개선에 쏟아 부었다.

게다가 현대아산의 대북사업이 22개월째 중단된 상태여서 이번 악재는 현 회장의 미래 구상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가 신년사에서 밝힌 '승풍파랑(乘風破浪·바람을 타고 파도를 헤쳐 나간다)' 정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ironman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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