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스타힐스

[쇠고기 2년의 명과 암] "높아진 시민 의식"..."광우병 환자 있었나"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0-05-24 09:44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시민들 반응 엇갈려

(아주경제 차현정 기자) 2년 전 정부의 쇠고기 시장 전면개방에 분노한 시민들의 촛불시위를 두고 당시와는 또 다른 관점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거대 언론과 정부가 촛불집회를 거듭 폄훼하면서다.

20일 거리에서 만난 시민들의 반응은 한마디로 ‘불편‘했다.

지하철 1호선 서울역에서 만난 김동우(31, 남)씨는 “시민의 한 일원으로서 당시 촛불집회는 한국시민의식이 굉장히 발전된 전형적인 사건이라고 생각하는데 정부는 그렇지 않은 모양”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자기 권리를 찾고 비폭력적으로 시위를 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잘잘못을 따지고 비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그럴 시간에 정부는 왜 촛불집회가 결성됐는지, 무엇을 잘못했는지를 먼저 생각했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촛불폄훼 보도를 내보낸 조선일보에 대해 서울역 인근에서 상가를 운영하는 김나리(47, 여)씨는 “2년 전 일을 다시 들춰낸 것 자체가 낯 뜨거울 만큼 유치하다”고 말했다.

그는 “의견차로 싸운 A, B 꼬마. 싸움에서 진 B는 이유 없이 시름시름 앓았고 이들 사이에 난데없이 C가 끼어들어 B편을 들어주자 거짓말처럼 병이 나은 웃지 못 할 촌극에 할 말을 잃게 됐다”고 탄식했다.

다만 얼마 남지 않은 지방선거와 관련해선 선거쟁점도 못 된다는 등 냉소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여의도 한 출판회사에 근무하는 신재분(28, 여)씨는 “정부는 정치권에서 이를 선거용으로 쟁점삼아 악용되지 않도록 투명하게 대처해야 한다”며 “유권자들도 이성적인 판단으로 표심을 정해야 할 것”을 기대했다.

2년 전 촛불집회에 참석했었으나 현재 미국산 쇠고기를 즐겨먹는다는 주부도 만날 수 있었다.

두 아이를 키운다는 혜화동의 정명근(40, 여)씨는 “처음엔 광우병 괴담에 절대 미국산 쇠고기를 사먹지 않겠다는 다짐을 했었지만 마트에 널린 값싼 미국산 쇠고기에 현혹되지 않을 수 없었다”며 “나뿐만이 아니라 다른 주부들도 공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의도에서 만난 25세 대학생 김치환(남)씨는 “나를 비롯한 주변인들 모두가 당시 미국산 쇠고기를 먹지 않으리라 다짐했었지만 지금은 즐겨 먹는다”며 “2년 간 광우병 걸린 사람이 있었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또 대학가를 비롯해 서울 시내에 널리 자리한 값싼 미국산 쇠고기 전문점에는 주중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늘 손님이 가득 차 있고 맛 또한 좋다며 귀띔했다.

force4335@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