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국내 수입자동차 시장의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3~4월 2개월 연속 7000대를 넘긴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간 데 이어 판매·서비스 네트워크 강화로 이 같은 ‘고공 행진’ 장기화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업계에서는 이 추세대로라면 이르면 올해 연 10만대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입차협회는 지난해 말 올 예상 판매 대수를 7만2000대로 잡은 바 있으나 이 추세대로라면 8만대 이상은 무난할 전망이다. 지난 1~4월 수입차 누적 판매 대수는 2만7125대.
◆수입차, 2개월 연속 ‘고공행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51.1% 증가한 수치다. 또 1~4월 누적 판매대수도 지난해(1만6903대)보다 60.5% 늘었다.
뉴 5시리즈를 출시한 BMW를 필두로 벤츠, 폴크스바겐, 아우디 등 유럽 브랜드와 이달 베스트셀링 모델 ‘캠리’의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차가 고르게 성장했다.
뉴 토러스로 상한가를 치고 있는 포드를 필두로 한 GM, 크라이슬러도 선전했다.
이 같은 실적이 더 두드러지는 것은 물량이 부족해서 못 팔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BMW 뉴 5시리즈는 출시 전 예약 대수가 이미 3000대를 넘어섰다. 폴크스바겐 골프TDI 역시 공급 부족으로 차를 받기까지 수 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실정. 들여오기가 무섭게 재고가 바닥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공급만 원활히 이뤄지면 월 판매대수 8000~9000대 돌파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 판매·서비스망 강화 주력
이에 따라 수입차 업계는 올 초부터 판매.서비스망 강화하고 있다. 판매가 증가하는 만큼 서비스 고객 편의를 한층 강화하겠다는 의도다.
폴크스바겐코리아는 지난 3월 4곳의 지방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를 신설했다. 6월에는 부산 남천동에 5층짜리 서비스 센터를 추가할 계획이다.
크라이슬러코리아도 상반기 중 서울 성수동에 수입차 업체 중 최대 규모의 서비스 센터를 세우고 상반기 중 3곳의 매장을 새로 만들 예정이다.
BMW코리아는 기존 매장을 확장 이전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4월에는 부산 전시장을 리뉴얼했으며 오는 9월에는 본사격인 서울 강남 전시장을 새로 꾸민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올해 10만대 수준의 시장이 형성돼 연말이면 수입차 점유율도 8% 수준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2012년이면 점유율이 10% 선에 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입차 비중 증가에 국산차도 ‘긴장’
수입차 판매 증가에 국산차도 바짝 긴장하는 모양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도 수시로 이와 관련된 보고를 받으며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GM대우는 아예 내년부터 ‘시보레’ 브랜드를 도입, 수입차와 본격 경쟁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차와 엇비슷한 가격대의 수입차들이 늘면서 국산차만 고집하던 중산층 소비자들이 수입차 구입 여부를 저울질하기 시작했다”며 “국산차와 수입차 업체의 경쟁은 갈수록 더 치열해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nero@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