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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TV시장, '게임의 룰' 변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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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5-24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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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하늘 기자) 삼성ㆍLGㆍ소니로 이어지는 공고한 글로벌 TV시장에 균열이 시작되는 것일까, 아니면 기존 업체들에게 새로운 프리미엄을 주게 되는 것일까. TV의 영역을 뛰어넘은 이종업종 간의 합종연횡이 2010년 글로벌TV시장에 나타나면서 던져진 화두이다. 

지난 21일 구글ㆍ인텔ㆍ소니 연합군이 함께 개발한 구글TV가 수면위로 등장했다. 휴대폰 시장에 이어 TV 시장에서도 '스마트' 열풍의 화톳불이 지펴진 것이다.

지금까지 TV 시장은 화질ㆍ두께ㆍ디자인 등 하드웨어가 중요한 요소로 평가받아왔다. 삼성과 LG, 국내업체가 소니를 제치고 1위와 2위 자리에 오른 것도 이러한 요구를 제품에 잘 반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도 잠시, 최근 TV의 주요 기능으로 인터넷 등 소프트웨어가 주목받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ABI리서치에 따르면 인터넷 기능이 추가된 플랫 패널 TV 비중은 46%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보다 본질적인 변화는 PC나 인터넷 업체들이 똑똑한 TV시대의 길을 열겠다며 합종연횡을 통해 프레임의 이동을 꾀하고 있다는 것이다.

구글ㆍ인텔ㆍ소니 연합군은 이미 등장했고, 애플은 중국에 있는 LCD 생산라인 '홍하이'를 통해 아이TV를 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제품은 아이폰의 DNA를 고스란히 TV로 옮길 것으로 보인다. 시장전문가들은 일단 아이TV의 론칭은 애플이 독자적으로 하겠지만, 향후 시장반응에 따라 양산에 들어갈 경우에는 삼성ㆍLG 등 기존 TV세트 메이커들과의 협력을 고려할 것으로 진단한다.

서로 출발이 다른 기업들이 '똑똑한 TV' 우산 아래로 모여드는 형국을 예상하고 있다는 의미다.

국내 기업들 역시 인터넷 TV 시대에 대비해 수년전 부터 대비책을 마련해 왔다. LG전자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브로드밴드TV를 선보였다. TV를 통한 영상통화 등 진일보한 기능도 대거 선보였다. 삼성전자 역시 TV업계로는 최초로 애플리케이션 장터를 열고, 30개에 달하는 애플리케이션을 마련했다.

하지만 국내 업체들은 날씨ㆍ뉴스ㆍ라이프ㆍ동영상 관련 콘텐츠 등을 보여주는 부차적인 기능에 머무르고 있다. 반면 구글TV는 컴퓨터와 스마트폰의 콘텐츠를 경계없이 이용할 수 있다. 특히 PC에서 즐길 수 있는 대부분의 인터넷 콘텐츠와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해 TV의 인터넷 기능을 다시 정의내렸다.

구글TV는 앞으로 소니 뿐 아니라 다양한 TV제조사를 통해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시장에서 안드로이드폰이 여러 제조사를 통해 출시되는 것과 같은 전략이다.

삼성과 LG는 이들의 움직임에 대해 자신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 윤부근 사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플랫폼의 차이가 있는 만큼 휴대폰 시장에서의 성공이 TV의 성공으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삼성은 TV의 기능에 부합하는 콘텐츠와 인터넷 기능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 권희원 부사장도 "인터넷 기능은 앞으로 소비자들이 TV를 선택하는 가장 큰 요소가 될 것"이라면서도 "LG는 인터넷 부분에서 가장 앞서있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구글과 애플의 TV 시장 진출이 변화를 가져올 것은 확실해 보인다. 모바일 시장에 처음 진출한 애플은 앱스토어와 편리한 사용자인터페이스(UI) 등을 무기로 돌풍을 일으켰다. 최근 구글이 선보인 모바일 OS '안드로이드'를 채용한 글로벌 메이저 휴대폰 업체들도 속속 늘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아이폰 4G의 대항마로 알려진 야심작 '갤럭시S'에 안드로이드를 탑재했을 정도다. 기존 제조사들이 주도하던 휴대폰 시장이 애플ㆍ구글 등 소프트웨어 업체들이에 넘어가고 있는 모양새다.

TV 시장에서도 이처럼 소프트웨어의 힘이 커지면 어렵게 시장 주도권을 잡은 국내 업체들은 수년만에 다시 헤게모니를 내어줄 수 있다. 모바일 시장의 전례를 반면교사 삼아 현재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스마트TV 부분에서도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받는 서비스 개발이 이뤄져 한다. 그래야만 지금의 리더십을 이어갈 수 있다.

eh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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