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이명박 정권의 중간평가인 6∙2 지방선거를 9일 앞둔 24일 천안함발 북풍이 거세게 일면서 선거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신안보정국이 조성됨에 따라 보수층 표결집이 강화되면서 최대 격전지 수도권에서 여권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관측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이날 대국민 담화를 통해 남북간 교류를 전면 중단하는 등 양국관계가 일대 전환점을 맞게 됐다. 골이 깊은 경색국면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오는 27일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 방한, 28일 한중 정상 양자회담, 29∼30일 한중일 정상회담 등 금주 내내 안보일정이 줄줄이 예고돼 있어 천안함 이슈가 선거 막판까지 정국을 뜨겁게 달구면서 표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광역단체장 ‘빅3’를 중심으로 여야간 팽팽한 대결구도가 여당에 유리한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수도권 전승에 자신감을 내비치면서 보수표 결집에 나선 상태고, 민주당 내부에서는 북풍에 노풍이 밀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새어나오고 있다.
이처럼 여야가 판세에 대한 분석이 엇갈리면서 당장 이 대통령의 담화에 대한 평가도 극명하게 달랐다.
이 대통령은 이날 담회에서 “앞으로 (북한이) 우리의 영해, 영공, 영토를 침범한다면 즉각 자위권을 발동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북한의 공개 사과 △관련자 처벌 △남측 해상교통로 봉쇄 △남북간 교역∙교류 중단 △유엔 안보리 회부 등의 강경조치를 발표했다.
이에 한나라당 정미경 대변인은 “북한의 도발에 대한 단호한 대응과 결연한 의지를 보임으로써 국민을 안심시키는 담화였다”고 평가했다.
반면 민주당 우상호 대변인은 “단호 대처라는 대통령의 입장에 동의한다”며 “천안함 사태를 노골적으로 선거에 이용한다는 오해를 불러일으켜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날 유세과정에서도 한나라당은 북풍 점화에, 민주당은 북풍 진화에 총력을 기울였다.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는 경남을 방문해 “정치권 일부에서 만행을 저지른 북한을 야단치지 않고 정부를 비난하는 것은 크게 잘못된 일”이라고 야권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이 대통령이 북풍을 주도하고 있다”고 맞섰다.
한나라당은 외견상 “천안함 사건을 선거에 이용하지 않겠다”면서도 내심 북풍 확산과 ‘실패한 노무현 정권 심판론’에 기대를 걸고 있다.
당 지도부는 현재 분위기대로 가면 정권안정론 속에 지금의 지지율 격차를 굳히면서 승리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계산 하에 연일 북한과 야권 성토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 대통령의 강력한 대북제재 원칙에 대해 “당연한 조치”라고 환영한 반면, 민주당 등 야당은 “노골적 선거개입”이라고 반발하면서 여야간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은 앞으로 남은 선거운동 기간 대북공세 강화와 함께 ‘북한 감싸기’ 비판을 받아 온 야권에 대해서도 맹공을 퍼부으면서 안보이슈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민주당 등 야권은 “정부, 여당이 노골적으로 북풍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야권은 현 상황대로라면 선거에서 질 가능성이 크다는 위기의식 속에 남은 기간 여권의 북풍 선거이용을 강력 성토하면서 막판 노풍 확산에 사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정 대표는 “어제는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한지 1주기가 되는 날이었다”며 “그래도 많은 국민이 함께 해주시고, 많은 국민이 그 결국 투표로 정권을 심판할 수밖에 없지 않으냐는 공감대를 많이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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