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규혁 기자) 영등포에 사는 서모(31)씨는 얼마 전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4살 된 딸이 집안에서 뛰어 놀다 주방 식탁의 모서리에 부딪혀 이마를 크게 다칠 뻔 한 것이다.
다행히 큰 부상은 없었지만 서씨는 이후 아이의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는 물건들을 치우고 가구를 재배치 하는 등 가정 내 안전사고에 더욱 만전을 기하고 있다.
△어린이 안전사고 63%가 집안에서 발생
지난 4월 소비자원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어린이 안전사고의 63.2%가 가장 안락해야 할 집안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위해 발생 건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지난해에는 7,229건을 기록했고 올1~2월 중에도 이미 1,800여건이 발생했다.
사고 발생 장소는 거실(32.5%)이 가장 많았고 방·침실이 뒤를 이었다.
사고 원인으로는 가구에 부딪치는 등의 '고정·동작 사물에 의한 상해(37.6%)','넘어짐·미끄러짐(10.7%)','추락 및 낙상'이 주를 이뤘다.
이러한 가정 내 어린이 안전사고는 비단 우리나라만이 아닌 전 세계적인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유럽 각국 어린이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가이드라인 마련
최근 영국,네덜란드,스웨덴 등 유럽 각국에서는 유럽아동안전연맹의 '안전한 가정환경 만들기 정책 및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가정 내 안전사고 감시기관(ISS)을 운영중이며 이스라엘의 경우 신생아 부모대상 가정안전 교육과 더불어 가정안전인증제를 실시해 가정 내 아동안전 사고를 미연에 차단하고자 힘쓰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우리정부도 부모를 대상으로 한 가정 내 안전사고 예방교육 확대하고 '아동 손상 분석시스템' 강화와 '어린이안전사고예방센터' 운영 등 방안 마련에 나섰다.
△안전사고 예방과 응급처리 교육 실시-아동안전꾸러미 배포
보건복지부는 2007년부터 시행해 온 '안전한 가정 만들기 캠페인'의 일환으로 올해는 보육시설과 산후조리원, 보건소를 찾아 만5세 이하 영유아 부모 3만명을 대상으로 한 안전사고 예방 및 응급처치 교육을 실시한다.
특히 이번 교육에서는 안전사고 발생 시 신속한 응급처치가 가능하도록 심폐 소생술(CPR) 훈련을 함께 이뤄진다.
또한 전기안전커버 등 5가지 안전용품과 안전수첩으로 구성된 안전꾸러미도 제공한다.
△각 종 안전사고에 노출되기 쉬운 여름..선풍기-냉장고로 인한 절단 사고 유의
흔히 가정 내 안전사고는 어린이들의 실내 활동이 많아지는 겨울철에 집중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겨울철 못지 않게 여름철에도 각종 안전사고가 빈번히 발생하기 때문에 어린이를 둔 부모들은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특히 여름철에는 창문이나 베란다 문을 열어두는 경우가 많아 추락 및 낙상 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선풍기나 냉장고 사용이 증가하면서 선풍기 틈새나 냉장고 문에 손가락 등이 끼어 절단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한 아동상담전문가는 "어린이들이 가정 내 안전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안전예방에 대한 부모의 지속적인 관심과 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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