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19세 막내 유권자의 선택

(아주경제 차현정 기자) 태풍이 온다는 소식에 각자 집을 짓는 돼지 삼형제. 각자의 선택에 따라 집을 짓게 된다.

결국 늑대의 입김에도 견딘 단단한 집을 지은 막내돼지. ‘아기돼지 삼형제‘에서의 막내돼지가 보여준 현명함과 지혜로움은 늑대에게 봉변당한 두 형을 거둬들이는 데에 이른다.

동화 속이지만 주인공이 내린 선택은 분명했다.

6·2 지방선거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치열했던 선거운동 역시 끝난다. 과열·혼탁 선거는 이미 오래 전부터 예견됐다. 선거기간 동안에는 예상대로 후보들간의 비방과 비난이 난무했다. 각종 고발과 폭로전도 이어졌다.

최종 선택은 유권자의 손으로 넘어갔다.

다만 노는 날로 여겨진지 오래된 선거일이다. 이미 좋지 않은 시나리오가 예고된 현재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율이 절반을 조금 웃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보통 다른 선거에 비해 관심도가 낮은 지방선거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런 가운데 올해 첫 선거권을 갖게 된 19세 유권자들, 이제 지역 명운은 이들 막내의 손에 달렸다. 20대 젊은 층의 선거 무관심은 뚜렷하지만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열 아홉살 막내 유권자들이 보이는 선거에 대한 관심은 제법 높다.

투표권을 갖고 있는 연령층 가운데 가장 어린 19세 유권자들이 역대 선거에서 가장 높은 참여율을 보여 왔던 것을 보면 그렇다.

지난 2006년 지방선거 당시 부산지역 19세 유권자 투표율은 39.7%로 32.8%에 그친 20대나 35.7%의 30대를 크게 앞질렀다.

지난 2008년 총선 때는 무려 42.7%를 기록해 26.5%를 보인 20대와 30.4%에 그친 30대 유권자들을 부끄럽게 했다.

첫 투표권을 가진 호기심과 설렘이 이들을 투표장으로 적극 이끈 것이다.

사흘 뒤 있을 선거에 첫 표심을 드러내는 열아홉 막내는 2년 전 촛불집회 당시 이른바 교복 부대를 이뤘던 고등학생들이다. 투표 참가에 대한 기대가 다를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특히 트위터 세대인 이들을 위한 후보들의 홍보 방법도 한 몫 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 블로그 소통을 통해 과거 따분했던 정치영역에서 유권자가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그 영역을 넓혀온 것이다.

어쨌든 내달 2일, 막내돼지가 그랬듯 막내 유권자들이 보여줄 것으로 믿는다. 분명한 선택을.

force4335@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고궁걷기대회_기사뷰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