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1일 동부하이텍은 농업부분을 분리, 반도체 전문 기업으로 역량을 집중한다. 아울러 하루 전인 31일 동부그룹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동부한농’으로 새롭게 출범하는 농업부문의 사업 계획을 밝힌다.
지난해 10월 김 회장은 사재 3500억원을 들여 동부하이텍의 자회사인 동부메탈 지분 50%를 샀다. 알짜 회사인 동부메탈을 팔아 동부하이텍에 돈이 들어오게 하겠다는 것.
여기에 농업부문 분사와 부동산 매각 등을 통해 부채 규모를 크게 줄인다는 목표다. 특히 농업부문은 오는 7월 1일 분사할 계획이었지만 한달여 앞당겼다. 이처럼 구조조정 행보가 빠르고 과감하게 시행되고 있는 것은 반도체 사업에 대한 김 회장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이를 통해 동부하이텍은 2007년 출범 당시 2조4000억원에 달하던 부채규모를 4000억원 이하로 떨어뜨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동부는 반도체 산업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01년 반도체 사업에 뛰어든 김 회장은 2002년 아남반도체를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갔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오히려 반도체 부문의 지속적인 적자는 그룹 전체 경영에 부담을 줬다.
하지만 올해 들어 동부하이텍이 부활의 신호탄을 쏘고 있다. 1분기 매출 1379억원 영업적자 17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국내 주요 메모리 반도체 기업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다만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두배 이상 증가했고, 적자규모는 4분의 1 수준으로로 줄어든 것은 긍정적이다.
동부하이텍은 위탁생산(파운드리)과 비메모리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이 분야는 삼성.하이닉스가 주력으로 하는 메모리 반도체에 비해 부가가치가 높고, 성장 가능성이 높다. 관련시장도 메모리 분야보다 훨씬 크다.
동부는 반도체 산업에 3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감행했다. 그간 씨를 뿌렸다면 늦어도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수익을 일궈야 한다. 매출액도 크게 늘려야 한다는 숙제를 갖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김준기 회장은 반도체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수년 동안 변함없는 애정을 보여왔다”며 “임원들과 만나는 자리에서도 항상 반도체 사업의 중요성을 수차례 피력한 만큼 재무구조 개선이 마무리되는대로 동부하이텍의 공격적인 반도체 사업이 시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h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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