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유경 고득관 기자) 올 들어 시중은행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는 IBK기업은행의 행보가 적극적이다.
경쟁력 있는 소매금융 상품을 잇따라 출시해 고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으며,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한 온-오프라인 영업망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기업은행의 이 같은 움직임에 격려의 박수를 보내면서도, 이미 포화상태에 다달은 국내 소매금융 시장의 경쟁을 더욱 가중시킬까 경계하는 눈초리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소매금융 확대를 위해 각종 신규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기업은행이 이달 들어 출시한 금융 상품은 'IBK적금&펀드', '실버안심보험', 'ELF 및 KP레버리지 재간접펀드' 등으로 모두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삼은 상품들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들 상품 모두 높은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 외국계은행 관계자는 "최근 기업은행이 내놓는 상품들은 구조 및 금리 면에서 기존 상품들과 차이가 있다"며 "특히 'IBK적금&펀드'의 경우 투자 수익성과 안정성에서 모두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최근 신용카드 부문에서도 인기몰이 중이다.
기업은행이 지난 2월 출시한 마일스토리 카드는 어디서나 1만원 이상 사용하면 1000원을(월 1만원 한도) 현금으로 되돌려 주는 부가혜택으로 재테크 동호인들을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경쟁력있는 상품을 내놓는 것과 동시에 영업망 확대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 20일 네이버와 제휴를 맺고 금융섹션 내에 온라인 점포 1호점을 설립했다. 포털사이트 내에 온라인 지점을 설치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앞으로 쇼핑몰 등에 온라인 제휴 점포를 늘린다는 방침이다.
또 롯데마트 내에 '365일 연중무휴' 지점인 'IBK스토어뱅크'를 운영해 직장인 부부나 주말 쇼핑객들을 공략할 계획이다.
이 같은 기업은행의 공격적인 행보에 여타 시중은행들은 '잘한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다소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날리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소매금융 부문의 경쟁이 극심해진 상황서 강력한 경쟁자의 등장이 달갑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민영화 수순을 밟고 있는 산업은행도 소매금융 강화를 추진하고 있어 경쟁 심화는 불보듯 뻔하다는 반응이다.
하나은행 영업점 관계자는 "현재 기업은행의 개인영업 확대가 큰 위협으로 느껴지지는 않지만 인근 기업은행 영업점을 찾는 고객이 늘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같은 권역내에 대다수 은행 영업점이 밀집돼 있어 영업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도 "기업은행의 최근 행보를 보면 '잘한다'라는 생각이 든다"면서도 "하지만 영업 측면에서 봤을 때 경쟁 상대가 또 생기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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