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정화 기자) 현대시멘트와 자회사인 성우종합건설에 대한 워크아웃이 제기되며 건설사와 시멘트회사의 구조적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건설·시멘트 업종 자체의 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무리한 계열사 지원이 모회사와 자회사의 동반 부실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계열사 지급보증이 '화근'
지난달 28일 워크아웃을 신청한 현대시멘트는 자회사인 성우종합건설에 대한 보증채무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추진대상으로 선정됐다. 성우종합건설 또한 이날 워크아웃을 함께 신청했다.
현재 현대시멘트가 성우종합건설을 위해 제공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관련 지급보증 규모는 6000억원이 넘는다. 우발채무부담 또한 증가했다. 연간 매출이 3800억원인 현대시멘트가 감당하기 힘든 부채 규모다.
현대시멘트가 대규모 지급보증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성우종합건설을 둘러싼 잇따른 악재 때문이다.
성우종합건설은 동양건설산업과 함께 추진한 김포 걸포동 '오스타파라곤'이 분양 초기 대규모 미분양이 발생되는 등 주택경기 침체에 따른 어려움을 겪어왔다.
특히 2000년 대 초반부터 추진한 7000억원 규모의 양재동 복합물류센터 사업이 난항을 겪으면서 성우그룹 전체가 위기에 빠지게 됐다. 게다가 최근 모기업 자금난에 따라 공동시공을 맡았던 대우자동차판매도 워크아웃 상태에 들어간 상태다.
◆ "현대시멘트는 특수상황. 하지만…"
현대시멘트의 워크아웃이 초읽기에 들어가자, 시멘트 업계는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국내 시멘트 업체들 대부분이 건설사업 부문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시멘트 업체 대부분은 유관 산업으로 이해도가 높고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할 수 있어 건설사업을 유지해 왔다.
실제로 국내 유력 시멘트 업체 가운데 쌍용양회를 제외하고 동양ㆍ한일시멘트 등은 그룹 내 계열사로 건설 부문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현대시멘트 경우처럼 채무보증 관계도 '닮은꼴'이다
때문에 얼어붙은 건설·부동산 경기로 시멘트 업체들도 직접적인 타격을 받아 연쇄적으로 침몰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S증권 시멘트 담당 애널리스트는 "국내 시멘트 업체들은 만성적자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직ㆍ간접적으로 연관된 건설사들이 무너지고 있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시멘트업계는 이런 가능성을 전면 부인했다. 시멘트와 건설부문이 일정 부분 영향을 주고받는 건 사실이지만 존폐를 좌우할 만큼 유기적 관계를 맺고 있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현대시멘트는 특수한 경우"라며 "현재 시멘트 업계가 건설업의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사실이지만 이번 사태를 시멘트업계의 전반적 상황으로 이해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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