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충현 기자) 얼음 속에 존재하는 산화철 분진입자가 햇빛에 의해 미세조류에게 필요한 철분으로 쉽게 변한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31일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최원용 포스텍 교수 연구팀은 고층 대기나 극지방의 얼음에 갇힌 산화철 입자가 태양광과 반응하면 미세조류가 필요로 하는 철분(Fe(Ⅱ))으로 빠르게 변환되며, 이 현상은 '결빙 농축 효과'에 의한 것임을 규명했다.
산화철은 대기 중 미네랄 분진의 주성분으로 해양 미생물에 철을 공급하는 주원천이다. 하지만 미세조류가 섭취할 수 있는 철의 형태로 변환되기 위해서는 광화학·생물학적 전환반응이 필요하다.
용액이 얼 때 산화철 입자들이 얼음결정 주위에 액체와 유사한 특성을 보이는 경계영역에 응집된다.
이 때 햇빛이 비춰지면 산화철 입자들간의 전자 전달이 쉬워져 '3가 철이온(Fe(Ⅲ))'이 미세조류가 먹을 수 있는 '2가 철이온(Fe(Ⅱ))'으로 환원되고 경계영역에 농축돼 있다가 얼음이 녹을 때 용액으로 녹아나오게 된다.
이번 연구결과는 산화철이 미세조류에게 필요한 철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지금까지 전혀 알려지지 않은 '얼음'의 역할을 새롭게 규명한 것이다.
특히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바다로 흡수함으로써 해양 미세조류의 생산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새로운 철분 공급 메커니즘을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최원용 교수는 "이번 연구성과는 산화철 입자가 미세조류에게 필요한 철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학계에 전혀 알려지지 않은 얼음의 새로운 역할을 규명한 것"이라며 "이번에 밝혀낸 메커니즘이 최근 학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기후변화에 따른 조류 광합성 생산력 변화 연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환경 분야 최고 권위의 과학 전문지인 '환경과학과 기술(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지 온라인 판(5월 6일자)에 발표됐고, 세계 최고의 과학 전문지인 '사이언스(Science)'지 최신호(5월 28일자)에 편집장 선정논문(Editors’ Choice)으로 소개돼 최근 환경분야 연구결과 중 가장 혁신적인 성과로 평가됐다.
또한 미국화학회 소식지인 '화학과 공학 뉴스(Chemical & Engineering News)'지 최신호에도 '주목할 만한 연구'로 게재됐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교과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도약연구), 우수연구센터(SRC) 사업 및 극지연구소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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