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삼성 에버랜드(이하 삼성)가 에버랜드내 주차장과 도로, 온실재배지 등 4만9천여㎡의 땅을 돌려달라며 김해김씨 란종파 종중(이하 종중)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가 1심에서 패소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일 수원지법 민사7부(배호근 부장판사)에 따르면 삼성은 지난 1971년 용인시 포곡면 일대에 농림단지(현 에버랜드) 조성사업을 하며 김해김씨 란종파 종중원들로부터 땅을 사들였다.
매입과정에서 종중원들 간에 복잡한 땅 분쟁이 생기면서 4만9천785㎡의 등기가 누락됐다.
이에 종중은 2004년 3월 등기가 누락된 땅은 종중이 종중원들에게 명의신탁한 땅이라며 종중원 37명과 삼성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소송을 냈다.
2006년 1월 서울중앙지법은 종중원 상대 소송에 대해 '종중원들은 명의신탁을 해지하고 종중 이름으로 소유권등기를 하라'고 원고 일부승소판결했고 종중원들은 항소하지 않았다.
그러나 삼성 상대 소송에 대해서는 "삼성에게 땅을 판 것은 종중의 의사에 기한 것이거나 종중이 추인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기각판결해 소송은 대법원까지 올라갔다.
대법원은 지난해 3월 '삼성이 20년간 해당 땅을 공연하게 점유.관리해옴으로써 이를 시효취득(時效取得 )했다'고 삼성의 손을 들어줬으나, 종중은 2개월 뒤인 지난해 5월 해당 땅의 등기를 해버렸다.
이에 삼성은 종중을 상대로 지난해 7월 소유권이전등기 소송을 수원지법에 냈다.
수원지법은 지난 2월 11일 선고공판에서 "종중이 명의신탁 해지의 의사표시를 한 것은 삼성이 취득시효를 주장하기 이전이었고, 삼성의 취득시효가 완성됐다는 사정만으로 종중이 권리행사를 할 수 없다고 볼 수 없다"며 원고패소판결했다.
재판부는 또 "1971년 해당 땅의 매매는 종중 총회의 결의를 거쳤다거나 사후적으로라도 추인해 결의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삼성은 판결에 불복해 서울고법에 항소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