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고득관 기자) 카드사와 회원간의 메이플타운 항변권 분쟁이 결국 법정으로 넘어가게 됐다.
신한카드가 피해자의 항변권을 인정한 소비자보호원의 조정 결정을 거부키로 결정하자 원만한 해결을 바라던 피해자들이 지난한 소송 작업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한카드는 소비자보호원이 내린 메이플타운 항변권 조정 결정을 거부키로 하고 이를 소비자보호원에 통보했다. 이에 따라 항변권 분쟁은 법원의 판단에 맡겨지게 됐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우리도 메이플타운측에 결제대금을 줬지만 회사 사정으로 대금을 회수할 수도 없는 억울한 상황"이라며 "향후 이같은 문제가 재발할 수 있기 때문에 법원의 정확한 판단을 받겠다는 차원에서 소보원의 조정 결정을 거부키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소비자보호원은 지난 4월 19일 집단분쟁조정을 통해 '강행규정인 할부거래법상의 항변권 조항을 명시적 근거 없이 제한 적용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며 신한카드는 소비자들이 항변권을 행사한 이후 메이플타운 관련 할부금을 청구할 수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
항변권은 20만원 이상의 물품이나 용역을 3개월 이상의 할부로 구입했지만 그 물품이나 용역을 계속 이용할 수 없게 되는 경우 잔여 할부금을 지급하지 않을 수 있는 소비자의 권리다.
메이플타운은 지난 2008년 하반기부터 무료 회원권에 당첨됐다며 신용카드 할부로 180만원 가량의 회원권을 구매하면 매월 할부금을 입금시켜주겠다는 페이백 서비스를 실시했다. 하지만 지난해 9월부터 회사 사정으로 할부금이 입금되지 않으면서 회원들은 카드사측에 잔여 할부금 지급을 거부하는 항변권을 행사했다. 카드사들은 페이백 서비스가 결국 가맹점이 비용을 부담하는 형태의 비정상적 할부 거래라며 항변권을 인정치 않아 피해자들과 마찰을 빚었다.
현재 메이플타운 관련 피해자수는 약 600명으로, 이 가운데 신한카드 회원이 120여명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보원의 집단분쟁 조정은 신청자가 50명 이상이어야 하기 때문에 신한카드건만 심의가 진행됐으며 타 카드사들도 조정 결과를 예의주시했다.
한편 메이플타운 집단분쟁 관련 피해자들은 신한카드의 조정 결정 거부 방침에 크게 실망하는 모습이다.
피해자 온라임 모임인 '보이콧 메이플타운'의 네티즌 '김**'은 "혹시나 하는 생각에 무사통과를 기대했었다"며 "소송이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걱정이 크다"라고 말했다.
다른 네티즌 '이**'은 "이제 어찌해야 할지 다시 망막해졌다"며 "꿈틀거리고 싶어도 힘이 없어 답답하기만 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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