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에너지 가격조정, '일석이조' 효과 거둘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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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6-02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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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정부가 최근 에너지 가격을 조정함으로써 '물가안정'과 '에너지 가격개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전부 잡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31일 휘발유와 디젤유 가격을 낮추고 천연가스 가격을 3년 만에 25%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휘발유와 디젤유 도매가격은 각각 톤당 230위안, 220위안 싸지고, 천연가스 도매 가격은 기존의 ㎦당 925위안에서 1155위안까지 올랐다. 휘발유와 디젤유 소매가격도 종전보다 2.8~2.9%인하됐다.

△물가안정에 도움될까

중국 정부의 에너지 가격조정이 물가안정에 기여할 것인지를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중국 발전개혁위원회(이하 '발개위')  에너지연구소 소장 저우다디(周大地)는 지난 6월1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웹사이트인 인민망(www.people.com.cn) 토론사이트를 통해 최근 유가 가격조정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저우 소장은 “중국 내 유류 제품 가격은 국제유가의 가격 동향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면서 “최근 한달 간 국제 유가가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중국 내 유류 제품 가격 인하 압력이 커졌다”고 말했다.

특히 저우 소장은 “이번 에너지 가격조정이 중국 거시경제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천연가스는 입방미터(㎥ )당 0.23위안 오른 것에 불과하고 석유가격 인하는 오히려 소비자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라면서 “이번 에너지 가격조정이 경제 소비에 부담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중국 내 전문가들은 “천연가스 가격인상은 특히 질소비료 등 화학비료를 생산하는 업체에 가격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의 에너지 가격인상에 대해 왕 아오차오 UOB 케이히안의 에너지 리서치 대표는 “중국 물가상승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시점에 이 같은 인상조치가 이루어졌다는 것은 뜻밖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중국 정부와 인민은행이 올해 3%인 물가상승률 목표치를 맞출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중국 정부의 이번 조치는 물가안정에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하기도 했다.

지난 4월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동기대비 2.8%올라 중국 정부의 인플레이션 한계선에 바짝 다가섰다. 지난 24일 위건첸(余根錢) 중국 국가통계국 통계과학연구소 주임은 거시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있는 상황에서 올해 중국의 CPI지수는 5%를 넘어설 수도 있다고 예측하기도 했다.

△에너지 가격개혁의 첫걸음

특히 중국 발개위는 이번에 에너지 가격조정을 발표함과 동시에 천연가스 가격의 '이원화 제도'를 철폐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그동안 중국 정부는 지역별 천연가스 도매가를 각각 다르게 책정해 왔다.  

중국은 그동안 장칭(長慶)·신장(新疆)·랴오허(遼河) 등 일부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 생산된 천연가스 도매가를 더 높게 책정했을 뿐만 아니라 도시가스용·산업연료용·화학비료생산용 천연가스 가격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차이를 두어왔다.

따라서 이번 조치는 앞으로 중국 천연가스 가격이 유가와 마찬가지로 시장 가격에 의해 결정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뿐만 아니라 발개위는 천연가스 가격책정에 있어서 기업에 자율권을 더 많이 부여하기로 했다. 천연가스 가격 변동 상한폭만 10%로 조정하고 하한폭은 폐지함으로써 기업 간 자유로운 경쟁을 보장하기로 한 것이다. 지금까지 중국은 천연가스 가격 변동폭을 상하 10%이내로 제한해왔다. 

저우 소장은 “최근 천연가스 수요가 급증해 천연가스 파이프망도 중국 전역에서 신속하게 건설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석유 가격처럼 확실한 가격시스템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따라서 이번 천연가스 가격 인상은 정부의 천연가스 가격개혁을 위한 조치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baeins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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