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진현탁 기자) 얼마 전 식품의약품안전청은 L-글루타민산나트륨(MSG)가 무해하다고 발표한 적 있다.
식품 감독당국의 뜬금없는(?) 발표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번 발표는 특히 수면 아래로 잠잠하던 MSG 유해 논란이 불거지는 계기가 되지 않겠냐는 점도 간과하지 못할 사실임에 틀림이 없다.
당시 식약청이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요지는 이렇다.
글루타민산은 유제품.육류.어류.채소류 등 단백질 함유 식품에 천연으로도 존재하고 있으며 식품첨가물인 L-글루타민산나트륨과 비교해 보면 인체 내에서 생리적 반응은 동일한 것으로 연구됐다는 얘기다. 한마디로 말해 MSG를 평생 먹어도 안전하다는 것이다.
위해성 논란에 관해서도 일본이 MSG를 지난 1948년부터 식품 첨가물로 지정 사용해 오고 있고 국제전문기구인 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JECFA) 조차도 인체안전기준치인 1일 섭취허용량을 별도로 정하지 않는다는 점을 거론하며 무해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세계적으로 MSG 첨가를 금지한 나라는 없다며 ‘우리는 안 쓰는데 저쪽은 쓰고 있다’는 식의 식품업계의 경쟁 때문에 유해성 논란이 증폭된 측면이 있다는 게 식약청 관계자의 귀뜸이다.
이런 상황인데도 정작 식품업계는 겉으로 내놓고 반색하기는 커녕 도통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있다.
그동안 MSG 무해론을 주장해온 업계로서는 쌍수를 들고 환영하는 것이 마땅한데도 말이다.
화학조미료 사용을 반대하며 MSG 유해론을 거론해온 소비자단체의 심기를 거드리지 않겠다는 속셈이 이번 업계 반응에 표출되지 않았나 싶다.
이런 입장일 수 밖에 없는 업계를 이해를 못하는 것은 아니다. 소비자단체의 주장을 과감히 묵살하고 기업 활동을 자유롭게 펼칠 기업이 손을 꼽을 정도라는 사실을 주지해본다면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심지어 소비자단체의 반대 속에서도 식약청의 이번 MSG 무해 결론에 편승해 MSG를 전격 사용하겠다는 업체가 나타나기만을 고대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이 업체가 소비자단체의 뭇매(?)를 맞고서도 유해하지 않다는 논거를 전제로 MSG 사용을 계속한다면 그 논란은 잠잠해질 것이란 근거에서다.
MSG를 둘러싼 유해 공방전 등의 격랑에 휩쓸리기 보다는 그 강도가 낮아진 상황에 끼어든다한들 손해 보지 않을 것이란 심산이다.
MSG와 관련한 식약청 발표가 나온 지도 두달이 지난 현재에도 MSG를 사용하겠다는 업체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MSG를 사용하면 맛이 획기적으로 달라진다’라는 유혹을 쉽사리 뿌리치지 못하는 상황도 엄연한 현실이다.
어떤 업체가 먼저 MSG를 사용하겠다고 달려들지도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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