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진영 기자) 외국인들이 최근 한국 채권에 꾸준한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6월만기 외국인 보유 채권이 사상최대치에 달해 수급 불안정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 전문가들은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한국채권에 대한 매력도는 여전하기 때문에 외국인 이탈보다 만기연장(롤오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6월 외국인 보유채권 만기 물량이 월간 사상 최대인 8조3473억원에 달했다. 5월 중순까지만 해도 6월에 돌아오는 외국인 채권 만기 금액은 6조4000억원이었다. 그러나 지난달 중순 이후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환차익을 노린 외국인이 1조9000억원에 육박하는 6월 만기 국내 채권을 순매수해 이달 만기 물량이 급증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금융규제 따른 外人부담은= 은행 위험자산에 세금을 부과하는 은행세는 단기 자본 유출입 제한 효과로 글로벌 공감대를 얻고 있어 하반기께 도입될 가능성이 높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은행세 도입시 외은 지점의 부담 규모는 적어도 1조59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외은지점의 선물환 포지션 규제는 외은 지점 중심으로 하는 차익 거래 메커니즘에 악영향 줄 것이라는 지적이다.
김동환 현대증권 연구원은 "선물환 규제는 이미 지난 1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기업들에 대한 선물환 매수 규제(실수요의 125% 이내)와 함께 차익 거래의 중요한 구성 부분인 선물환 거래유인을 크게 위축시킬 가능성이 높다"며 "글로벌 출구전략과 맞물려 금융 규제가 단행되면 시장 유동성 축소에 따른 외화 이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작년 말 국내 외은 지점이 보유한 국내 채권규모는 43조7000억원"이라며 "만기 1~2년에 주로 이뤄지는 차익거래 특성상 외은 지점 채권 매도가 집중시 2년 이하 단기 금리에 미치는 악영향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전히 한국 채권 매력…외국인 롤오버 가능성 커=그러나 전문가들은 한국 채권에 대한 매력은 여전하다며 외국인들이 일시에 채권매도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신동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세 도입으로 외국인들의 투자잔액은 축소될 수 있으나 매수기조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외국인이 6월 들어도 꾸준히 채권을 사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공동락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도 "외국인은 지난 외환위기 이후 한국 채권에 꾸준한 매수세를 이어오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매수 포지션을 강화하기 시작했다"며 "이는 한국 채권을 단순히 단기 차익거래 대상으로 보고 투자한 것이 아님을 방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반기 정책금리 인상이 단행돼도 외국인이 한국 채권에 대해 매도세로 돌아설 가능성은 적다"며 "특히 중국, 대만, 싱가포르 등 아시아 이머징국가 중 한국 채권시장이 수준 및 유동성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우월하기 때문에 비중 축소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다만, 갑작스런 국내외 변수에 따른 투자심리 불안은 경계의 대상이라고 조언했다.
공 연구원은 "최근 북한 등 지정학적 리스크로 환율 변동폭이 급격히 확대되는 등 투자심리가 여전히 불안한 상태"라며 "예상치 못한 변수로 금융위기 공포감이 확대되면 우리 채권시장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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