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100 - 분양광고

STX, 대한조선에 수주선박 건조 제의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0-06-04 17:03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STX, 초대형유조선 등 총 5척 건조 제안
-대한조선, 선가 및 건조 효율성을 이유로 거부
-업계 “자사 부담요인 다른 조선소에 떠넘기는 꼴”

(아주경제 김병용ㆍ이정화 기자) STX그룹이 대한조선에 자사 수주선박 건조를 제의했다. 특히 STX는 최근 대한조선의 인수를 추진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일 대한조선 및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STX조선해양이 STX팬오션으로부터 수주한 40만DWT급 초대형광석운반선(VLOC) 4척과 초대형유조선(VLCC) 1척 등 총 5척의 건조를 제안했다.

이들 선박은 STX팬오션이 지난해 9월 브라질 철광석업체인 발레(Vale)사와 체결한 7조원 규모의 장기수송계약에 2012년부터 순차적으로 투입될 수송선이다.

업계에서는 STX가 대한조선에 이같은 제안을 전달한 이유로 STX 진해조선소의 건조 효율성을 꼽았다. 주로 파나막스급(6만~8만t급 벌크선)을 건조하는 진해조선소가 초대형 선박인 VLOC와 VLCC를 건조할 경우 도크 회전율 등 건조 효율성이 급격하게 줄어든다는 것.

조선업계 관계자는 "STX 진해조선소에서 대형 선박을 건조하기 위해서는 건조 일정 조정이 불가피하다"며 "이럴 경우 해상크레인 임대 등 추가 비용이 들기 때문에 STX가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 같다"고 말했다.

STX 진해조선소는 현재 육상도크 1기(385M×74M), 해상도크 2기(334M×66M, 430×70), 스키드 버스(Skid Berth) 2기(360M×48M) 등 총 5기의 도크를 운용하고 있다.

하지만 대한조선은 STX의 이같은 제안을 거부했다. 거부 이유는 선가와 건조 효율성.

STX가 대한조선에 제안한 발주가는 VLOC가 척당 1억 달러, VLCC가 9500만 달러다. 이에 반해 대한조선이 산출한 제조원가는 VLOC가 1억1171만 달러, VLCC가 1억1375만 달러다.

따라서 대한조선이 STX의 제안을 받아들여 건조에 나설 경우 영업이익률이 10~16% 줄어든다. 향후 시황 회복에 따른 선가가 인상되는 시점에서 굳이 손해를 보고 STX의 제안을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는 게 대한조선의 판단이다.

건조 효율성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것도 부담스럽다. 1기의 도크를 운용하고 있는 대한조선이 초대형 선박을 건조할 경우 도크의 자투리 공간을 활용하는 '탠덤(Tandem)' 공법을 사용할 수 없어 노무비 증가 등 과도한 비효율성이 발생한다.

대한조선 고위 관계자는 "현재 당사의 건조 여건상 STX의 제안은 사업 타당성에 맞지 않아 수주전략에서 제외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은 입장을 STX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현재 대한조선은 STX조선의 인수로 이같은 제안을 불가피하게 받아들여야 할 경우, 해당 선박에 대한 인도시기를 2012년 하반기 이후로 늦추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한편 업계 일각에서는 STX가 자신의 건조 부담감을 인수가 유력시 되는 대한조선에 떠넘기고 있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중형조선사 관계자는 "STX조선이 진해조선소의 건조 일정 및 효율성을 고려하지 않고 무턱대고 수주에 나선 것은 문제가 있다"며 "자사 수주선박을 살리기 위해 대한조선을 죽이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STX가 대한조선에 협상이 무산되거나 인수에 실패할 경우 이들 선박을 건조하기 위해서는 건조일정 변경 등 차질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추가 비용 등 피해액도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STX 관계자는 "STX 대련조선소가 중국 정부로부터 VLOC 건조승인을 요청한 상태"라며 "건조 일정에 차질이 발생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ironman17@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