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100 - 분양광고

"M&A 여건 무르익었다"…6월 '금융 빅뱅' 시동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0-06-06 11:34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아주경제 이재호 김유경 기자) 6월 지방선거가 마무리되면서 그 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금융권 이슈들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신호탄은 KB금융지주가 쏘아 올렸다. KB금융은 다음 달 중 신임 회장을 결정할 예정이다. 하반기 국내 금융시장 인수합병(M&A) 판도의 향방을 결정할 KB금융 회장이 결정되면 우리금융지주와 외환은행 매각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 KB금융 회장 선출 임박…금융권 M&A 본격화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지난 4일 신임 회장 후보를 11명으로 압축했다고 밝혔다. 후보군 가운데 어윤대 국가브랜드위원장과 이철휘 자산관리공사 사장이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2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회추위는 인터뷰 대상자를 3~4명으로 확정해 오는 15일 면접을 실시할 계획이다. 어윤대 위원장과 이철휘 사장 모두 면접에 응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회추위가 면접 결과를 토대로 최종 후보를 추천하면 다음 달 17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선임 여부를 결정한다.

KB금융의 신임 회장이 확정되면 그 동안 미뤄져 왔던 금융권 M&A 작업도 재개될 전망이다.

KB금융은 현재 시장에 매물로 나온 우리금융과 외환은행 중 한 곳을 선택해 인수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KB금융과 외환은행이 합병할 경우 시너지가 가장 클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외환은행의 자산 규모가 KB금융의 3분의 1 정도에 불과해 합병 후 구조조정 부담이 덜한 데다 시장 독과점 논란에서 자유롭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다만 외환은행을 인수할 경우 대주주인 론스타의 '먹튀'를 도왔다는 비난 여론에 휩싸일 수 있다. 외환은행이 국내 은행보다는 외국계 은행을 선호하고 있는 것도 걸림돌이다.

KB금융이 우리금융과 합병할 경우 단숨에 자산 기준 세계 50위권 대형 금융지주회사로 도약할 수 있다. 현 정부의 글로벌 플레이어 육성 전략과도 맞아떨어진다.

특히 소매금융이 강한 KB금융과 기업금융에 강점을 지닌 우리금융이 합치면 사업 영역을 넓힐 수 있다.

그러나 득보다는 실이 크다는 지적도 있다. 두 회사의 덩치가 워낙 커 합병과 함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한다. 영업점과 인력이 중복된다는 것도 단점이다.

◆ 우리금융 민영화, 대등합병이냐 분리매각이냐

정부는 이달 중순 우리금융 민영화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후 다음 달 지분 매각 공고를 내고 매각 절차를 본격적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가장 바람직한 매각 방식은 국내 금융지주회사와의 대등 합병이다. KB금융 등이 인수 후보자로 거론되는 이유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정부 내에서도 대형화가 능사는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우리금융 지분을 잘게 쪼개 파는 방안이 힘을 얻고 있다.

4~5곳의 재무적 투자자(FI)들에게 지분을 5~10% 정도씩 나눠 팔아 과점 주주그룹을 만들거나 아예 5% 미만 단위로 블록세일하는 방식 등이 거론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국이 은행의 대형화를 규제하는 이른바 '볼커룰'을 전 세계에 공통적으로 적용하기 위해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다"며 "국제 공조를 강조하는 현 정부 입장에서는 이같은 움직임을 무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진동수 금융위원장도 최근 우리금융 민영화 작업이 올해 안에 마무리되기 어려울 수도 있다며 속도 조절에 나선 상황이다.

◆ 외환은행 매각 급물살, 가격이 문제

매각 대상에 올라 있는 은행 중 M&A 작업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은 외환은행이다.

론스타는 지난 4월 국내외 50여개 금융기관에게 투자안내문인 티저레터를 발송했다. 이에 호주뉴질랜드은행(ANZ)과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 등이 비밀유지동의서(CA)를 제출하며 관심을 보였다.

론스타는 이들 기관과 가격 조건만 맞으면 바로 인수 제의에 들어갈 방침이다.

외환은행에 투자한 지 벌써 7년이나 됐고, 투자 기간 중 투자금에 육박하는 2조원 가량을 벌어들인 론스타로서는 매각을 늦출 이유가 없다.

또 금융위기 이후 미국과 유럽의 기업 파산이 확산돼 론스타로서는 투자 최적기를 맞았다. 당장 운용할 수 있는 현금이 절실한 상황이다.

금융당국도 외환은행이 하루 빨리 새 주인을 찾기를 바라고 있다.

문제는 가격이다. 외환은행 인수 후보자들은 인수 가격을 3조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주당 가격은 9000원~1만원선.

국내외 금융환경이 악화돼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 수준)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론스타의 매각 조건은 주당 1만8000원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6조원 정도다. 지난 2007년 HSBC에 외환은행 매각을 추진했을 때 제시한 가격과 비슷한 수준이다.

가격차가 워낙 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 본입찰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이번에도 외환은행 매각이 무산된다면 금융당국이 국내 금융시장 재편 시나리오에 외환은행을 끼워 넣을 가능성도 높다. 이럴 경우 우리금융 매각과 맞물려 매각 시기가 늦춰질 수 있다. 

gggtttppp@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