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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제3의 창업’ 시작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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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6-07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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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하늘 기자) 삼성그룹이 최근 전열을 가다듬고 짧게는 하반기, 길게는 미래 경영을 위한 초석 다지기에 돌입했다.

최근 주요 계열사들에 대한 경영진단이 이어지고 있는데다 삼성전자 역시 글로벌 글로벌 전략회의를 앞당기는 등 경영속도를 높이고 있는 것.

취임 초기 프랑크푸르트 선언을 통해 ‘제2의 창업’을 선언한 이건희 회장은 지난 3월 복귀 하자마자 ‘위기론’을 내세우며 경영 개혁에 나섰다. 글로벌 경영위기 속에서도 지난해 최고의 성적을 낸 계열사들에게 더욱 분발할 것을 독려한 것이다.

특히 최근 삼성그룹 외부 요인이 크게 변하면서 이에 빠르게 적응하기 위한 움직임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먼저 삼성은 남유럽에서 시작된 금융위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해 삼성의 주력 계열사들은 원화약세에 힘입어 위기를 빠르게 극복할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유로화가 빠르게 떨어지면서 이들 계열사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하반기까지 1유로당 1800원 안팎이었지만 최근 1470원 선까지 떨어진 것.

수출 기업들은 유럽시장에서 가격경쟁력 약화에 대한 대응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EU는 단일시장으로는 미국·중국 등을 제치고 삼성전자의 최대 시장이다. 중공업 부문도 유럽 기업들과의 수주 경쟁에서 불리한 입장이다.

실제로 아랍에미레이트(UAE)의 샤(Saah) 가스전 발주공사 6개 패키지 중 삼성엔지니어링은 1곳만 수주하는데 그쳤다. 나머지 5곳은 유럽 업체와 현지업체에 빼앗겼다. 특히 이탈리아의 사이펜 3개, 스페인 TR이 1개 등 남유럽 업체들이 사실상 싹쓸이했다.

이에 삼성엔지니어링은 국가·시장·고객·상품별 분석에 나서는 한편 철두철미한 로드맵을 다시 수립해 이번 위기를 극복할 방침이다.

삼성중공업 역시 유로화 약세에 힘입어 유럽 업체들이 전통적으로 강했던 크루즈 시장 탈환 움직임을 보이면서 시장 사수에 나서고 있다. 남유럽 발 금융위기로 유럽 은행의 사정이 좋지 않은 것도 발주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원가절감과 차별화된 기술개발로 유럽의 거센 파고를 넘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과거 그룹의 캐쉬카우 역할을 해왔던 석유화학계열사들은 상황이 더욱 안 좋다. 석유화학 산업이 세계경기 흐름에 민간하기 때문이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에 이어 최근 유럽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것이 석화계열사들의 공통된 입장이다.

이에 삼성토탈과 삼성석유화학 등은 내달 중순께 대표이사를 포함한 임원들이 모여 하반기 전략을 위한 구상한다. 최근 국내 액화석유가스(LPG) 시장에 첫발을 내디디며 에너지사업에 본격적인 출사표를 던진 삼성토탈은 여러 가지 변수에 대한 사전 준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그룹의 주력인 삼성전자와 전자계열사들도 급변하는 외부변수에 시의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 23조3000억원을 들여 신수종사업단지를 세종시에 건설하려 했던 삼성전자 등은 최근 6.2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참패를 당하면서 세종시 수정안 추진 여부가 불투명해져 기존 계획을 수정해야 할 처지다.

특히 LED 단지의 경우 내년 이후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세종시 세부계획이 늦춰지면 다른 부지를 물색해야 한다.

이와 함께 빠르게 성장하는 스마트폰과 프리미엄 TV, 반도체 시장에 대한 대응 마련도 시급하다. 이들 부문을 선도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주도권 강화와 시장 선점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아울러 중국 및 중동·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에서 점유율도 끌어 올려야 한다.

유로화 약세에 대비한 원가경쟁력 강화도 시급하다. 글로벌 회의가 앞당겨진 것도 이같은 더욱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일환이다. 

eh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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