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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일동제약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일동제약이 면모를 일신해 새로운 도약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용퇴가 필요하다"며 오는 28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재선임에 나서지 않기로 했다.
이 회장은 일동제약 경영에서 물러나 앞으로 일동후디스의 경영에만 전념할 예정이다.
이 회장은 지난 1960년 일동제약에 입사 이후 3년간의 노력 끝에 대표 품목인 '아로나민 골드'를 개발과 생산에 성공했다. 발매 후에는 곧바로 영업부로 자리를 옮겨 아로나민의 마케팅을 주도하며 50년 가까운 세월동안 1위를 고수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기도 했다.
아로나민의 대성공으로 창업주였던 윤용구 회장의 굳은 신임을 얻은 이 회장은 1971년 전무이사로 승진하면서 사실상 일동제약의 경영을 책임지게 됐다. 1970년대에는 치료제 메이커로의 변모를 꾀했다. 일반의약품에만 치중해서는 장기적인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다는 선견지명의 덕분이었다.
와이어스, 시오노기 등 세계적 제약사와의 기술제휴를 통해 최신 의약품 생산 노하우를 익히고, 다양한 치료군의 전문의약품 생산라인을 구축함으로써 대형 제약사의 발판을 마련했다.
1980년대 초에는 국내 제너릭 제품의 효시격인 '큐란'의 개발에 성공, 국내 제약업계에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1984년 대표이사에 선임된 이후 지금까지 26년간 대표이사를 역임하기도 했다.
지난 1998년 일동제약은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게 된다. 외환위기 상황 속에서 계열사였던 맥슨전자에 대한 지급보증 문제로 인해 모회사인 일동제약에 불똥이 튄 것. 결국 일동제약은 워크아웃이라는 불가피한 선택을 하게 된다.
당시 일동후디스의 경영에 전념하던 이 회장은 백의종군의 심정으로 경영 일선 복귀를 결심한다.
이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모든 임직원이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단행한 결과 워크아웃을 3년 만에 조기 졸업할 수 있었고 이는 지금도 워크아웃의 성공사례로 회자되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1996년 남양산업을 인수해 매출액 1000억원을 바라보는 중견 종합식품회사로 성장시킨 이곳에서 제2의 경영인생을 불태울 예정이다.
한편 이 회장이 일동제약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게 됨으로써 경영권 분쟁 역시 해소될 전망이다.
일동제약의 2대 주주인 안희태씨 측은 그동안 "일동제약과 일동후디스의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는 이금기 대표이사가 불투명한 절차를 통해 개인 및 친인척의 일동후디스 지분을 30% 이상까지 확대했다"며 비판하고 지난해부터 일동제약 경영참여를 요구해 왔다.
지난해 안희태씨는 사외이사 2인 및 감사 후보를 추천했지만 일동제약 측에서 이를 주총 안건에 상정하지 않다가 법원의 판결로 주총안건에 상정, 표대결까지 펼친 바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이 회장이 전격적으로 은퇴를 선언하고 안 씨측의 주주제안이 이사회에 단독 상정됨에 따라 이번 주총에서의 표대결 가능성은 사라졌다. 일동제약 이사회는 안희태씨 측이 제안한 비상근 감사후보를 추천키로 했다.
cys467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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