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고득관 기자) 이종구 한나라당 의원이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세간의 욕설을 의원워크샵에서 적나라하게 전한 데 대해 친이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중립 성향으로 분류되는 이종구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워크숍 자유 발언을 통해 6.2참패 원인을 거론하던 중 "등산을 하다가 사람들이 요즘 이 대통령을 언급하는 말을 들었다"며 "사람들이 이 대통령을 '이명박 XX', 'XXX', '웃기는 XX'라고 하는 걸 들었다"며 참패의 가장 큰 책임이 대통령에게 있음을 강조했다.
또 이 의원은 워크숍에서 "대통령의 눈과 귀를 막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며 "민심을 대통령에게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것은 물론이고 제대로 파악도 못했다"며 청와대 참모들을 비판했다.
이어 이 의원은 "이번 선거로 지역구도가 완화되었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내가 보기엔 지역구도가 더 깊어졌다"며 "이명박 정부 집권 후에 호남사람들이 축출됐고 공기업이나 정부투자기관에 청와대 낙하산이 내려와서 호남과 충청사람들을 밀어냈다"며 지역주의에 대한 불만이 이번 선거의 패인이라고 질타했다.
이 의원 발언을 접한 일부 친이계 의원들은 "국가원수를 심각히 모독하는 말을 그대로 옮길 수 있느냐"며 강력 반발하며 향후 공식적인 문제 제기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밖에서 현 정부에 대해 느끼는 강한 불만을 전달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있는 그대로 전달했을 뿐 이 대통령을 폄하할 의도는 없었다"며 "솔직히 적나라한 토의를 해보자고 모인 자리가 아니었느냐"고 문제될 게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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