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포커스] 김중수 총재 "한국은행, 변해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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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6-10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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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취임과 함께 한은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 60년간 변화에 둔감했고 새 시대에 적응하지 못했다는 판단에서다.

김 총재는 이를 위해 한은의 인사·조직 문화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한은 직원들에 경쟁력과 개혁성, 국제화를 강조한다. 개인의 실력 발전이 조직의 성장을 이끌고 국제 사회에서의 위상 변화를 이끌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개개인의 개혁성이 먼저 요구된다.

   
 
 

김 총재는 우선 2~3급 팀장·차장급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조직의 내부 문제점을 파악하고 있다. 외부와 단절된 폐쇄적인 조직이라는 기존의 이미지를 벗고 내부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한국개발원(KDI) 원장 시절에도 특유의 카리스마로 조직을 장악하며 구성원 개개인의 노력과 전문성 향상을 꾀했다.

한은 출신 금융권 관계자는 "원칙을 지키면서 조직 장악해가는 스타일로 업무 추진력이 강해 한은을 성공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총재는 우선 인사 개혁부터 실시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19일 장세근 총무국장을 경영관리 담당 부총재보로 승진시켰다. 장 부총재가 입행 이후 인사·기획·공보 등 업무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변화의 선봉장으로 삼을만하다고 평가한 것이다.

김 총재는 먼저 인사 총괄 담당자를 선정해놓고 나머지 국제담당 부총재보 인선은 벌써 2개월 가까이 미루고 있다.

자신이 강조하는 경쟁력·개혁성·국제화 능력을 두루 갖춘 인물을 시간을 두고 찾아보겠다는 계획이다. 시간을 길게 끌어 조직의 긴장감을 높이기 위한 속셈도 깔려있

다. 또 부총재보 인선이 이뤄지면 국·실장 연쇄 인사가 불가피해 신중을 기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현재 유럽발 재정위기로 금융시장이 매일같이 요동치는데 국제담당 임원 자리가 너무 오랫동안 비어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김 총재가 취임한 지 2개월 밖에 되지 않아 조직 장악 차원에서 인사에 신중을 기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총재가 지나치게 밀어부치기식 개혁을 추진하고 있으며, 직원들과의 융화가 부족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최근 경쟁과 효율성을 강조하는 과정서 조직원 비하로 해석되는 발언들을 내놓았다는 것이다.

다수의 한은 관계자에 따르면 김 총재는 최근 "직장을 15번이나 옮긴 나로선 어떻게 한은 사람들이 30년 넘게 한 직장에서 일할 수 있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경쟁력이 없으니 밖에서 불러주는 사람이 없어 그런 것 아니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부 간부에게는 "이런 경력으로 어떻게 간부가 됐느냐"는 말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발언은 김 총재가 구성원들을 '무능력자'나 '무사안일', '한량'으로 여기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한은에서 임원을 역임한 한 관계자는 "총재와 직원 간 소통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며 "외부인사가 총재를 맡게 된 이상 융화가 가장 중요한 덕목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김 총재는 KDI 원장 시절부터 한은에 상당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민간연구소 수석 연구위원은 "김 총재는 예전부터 폐쇄적이고 변화에 둔감한 한은에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다"며 "김 총재가 한은의 건전한 변화를 원한다면 소통의 미덕을 먼저 발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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