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닐라(필리핀)·쿠알라룸푸르(말레이지아)=김지성 기자)대우인터내셔널의 동남아시아 중심사업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필리핀에서는 방산수출이 획기적인 전환을 앞두고 있고, 말레이지아에서는 중소기업과 합작해 차세대 배터리 공장을 만드는 등 품목 다변화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 마닐라 지사에서 필리핀 해군에서 판매를 추진 중인 다목적 군수 지원함. |
“(내부적으로) 승인이 났고, 최종 공급 조건을 맞추고 있다”. 9일(현지시각) 대우인터내셔널 필리핀 마닐라 지사에서 만난 박성용 지사장은 6월 중 다목적 군수 지원함(MRV)을 필리핀 해군에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었다.
앞서 올해 초 한국과 필리핀은 14차 방산․군수 공동위원회를 통해 MRV에 대한 심도 있는 협의를 가진바 있는데, 그 결과물이 양국간 구매계약으로 조만간 나타날 것이란 설명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이 필리핀에 공급할 예정인 MRV는 1척당 1억1000만~1억2000만달러 상당의 다목적선이다. 선내에 군수지원시설은 물론 병원시설과 위락시설을 갖추고 있어 7천여개의 섬으로 이뤄진 필리핀에서 해군이 대민지원용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박 지사장은 “한국의 방산 아이템이 군복, 군화, 철모, 총탄 등에서 대포, 전차 등으로 선진화되고 있다”면서 “1억달러가 넘는 다목적함이 공급은 대 필리핀 군수사업의 첫단추를 끼우는 것”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실제로 1억달러는 필리핀군의 1년 예산에 맞먹는 금액으로 이번 계약의 성사는 필리핀군이 추진하고 있는 군 현대화 작업에 한국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신호탄이 될 공산이 크다.
대우인터내셔널 쿠알라룸프루(KL)지사는 품목다변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철강, 금속, 비철, 화학, 물자 등 일반 상품뿐만 아니라 방위산업 물자, 선박, 플랜트, 자동차 부품 등 프로젝트 사업아이템을 확대 개발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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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철 대우인터내셔널 쿠알라룸프 지사장이 2014년 10억 매출 목표를 밝히고 있다. |
대우인터내셔널 KL지사는 성장 가능성을 현지화, 거래형태 고도화, 품목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에서 찾고 있다.
이 지사장은 “현지 영업인력의 재량권을 확대하면서 본사 주재원은 영업관리 및 특정 영업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면서 “비료 등 기존 트레이딩으로 커버하지 못했던 소형 부분까지 내수영업을 통해 커버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내 상사 중 자동차 부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본부를 유일하게 갖고 있는 대우인터내셔널만의 장점을 극대화시킬 계획이다.
이 지사장은 “현지 진출한 한국 종합상사로는 처음으로 말레이지아 국적 자동차 업체인 프로톤에 엔진부품인 실리콘 헤더 가공사업 수주를 받아 3년 동안 공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지사장은 “프로톤의 해외생산기지 확대에 맞춰 추가 엔진부품 소재 및 가공사업 수주도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자동차 부품 취급의 전문성을 갖춘 대우인터내셔널은 직접 부품 생산 설비 투자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한국 중소기업인 KG파워의 차세대 납-황산 배터리 생산시설에 지분 20%(52억원 상당)을 투자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태수 KG파워 사장은 지난 9일(현지시각) 대우인터내셔널 KL지사에서 “국내 최대 자동차부품 수출업체 대우인터내셔널의 문을 2년간 두드린 끝에 투자를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대우인터내셔널과 KG파워는 올해 한국과 말레이지아에 총 1100억원을 투자해 연산 300만개 규모의 생산설비 가동을 앞두고 있다. 8월 광주광역시에 연산 150만개 규모의 공장을 준공에 이어 오는 9월에는 말레이지아에서 같은 규모의 공장 건설을 마칠 예정이다.
KG파워측은 차세대 납-황산 배터리가 기존 배터리보다 단가는 20% 낮은 대신, 판매가격은 25% 비싸 높은 부가가치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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