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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아람누리 마티네콘서트 '셰익스피어 in Classic'이 24일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에서 펼쳐진다. 사진은 무대를 이끌어갈 연주단체 '한국페스티벌 앙상블'. |
(아주경제 김나현 기자)
주부 관객층을 배려해 오전시간대에 시작되는 ‘아침 형 공연’들이 점점 진화하고 있다. ‘고양아람누리 마티네콘서트’는 이와 더불어 관객의 입장에서 연구한 프로그램 구성으로 ‘클래식의 대중화’보다는 ‘대중의 클래식화’를 지향해 왔다. 연관성 없는 쉬운 작품들을 나열식으로 연주해 오히려 지루함을 선사하기 보다는, 매번 새로운 주제로 관객들이 메시지와 함께 감동을 느끼고 돌아갈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있다. ABBA의 팝송들을 오케스트라 곡으로 편곡한 공연, 슈만과 클라라의 깊이 있는 교감을 드러냈던 공연 등으로 매번 매진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마티네콘서트는 음악과 문학이라는 주제로 윌리엄 셰익스피어에게서 영감을 받아 작곡된 음악 곡만을 엄선해 더욱 눈길을 끈다.
셰익스피어의 극작품을 조금이라도 읽어본 사람이라면 그 분위기가 온통 음악으로 뒤덮여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6세기 말엽 영국에서는 셰익스피어를 비롯해 마알로우 등의 연극이 성행하면서 기악반주를 곁들인 독창곡이 번성하기 시작했다. 조명도 없이 세트가 빈약한 상황에서 극의 분위기를 조성해야 하는 것은 주로 음악의 몫이 되었기 때문에 연극무대에서 음악의 비중이 커져만 갔다. 하지만 셰익스피어의 연극이 음악으로 가득 찼던 것은 무엇보다도 음악에 대한 그의 지대한 관심 때문이었다. 음악에 대한 남다른 그의 갈구는 그의 극작품 여기저기에서 나타난다.
“음악이 사랑의 양식이라면, 계속 울려다오. 꺼지듯 사그라지는 그 가락을 다시 한 번 더”(‘십이야’ 중)
영어를 아름다운 음악적 언어로 승화시킨 시인이었던 것이다.
셰익스피어의 극작 속에 넘쳐흐르는 음악성, 문학 속에서 만들어낸 변화무쌍한 인간의 이야기들은 르네상스 이후 현대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작곡가들에게 영감을 줘 창작의욕을 자극했다. 셰익스피어의 중요한 작품 대부분이 오페라·가곡·서곡·환상곡·극음악·영화음악·뮤지컬 등의 음악으로 거듭났다. 이번 아람누리 마티네콘서트 ‘셰익스피어 in Classic'에서는 ’로미오와 줄리엣‘을 비롯해 ‘오텔로’, ‘한여름 밤의 꿈’, ‘줄리어스시저’ 등 오페라와 오케스트라 곡으로 재탄생한 친숙한 희곡들은 물론이고, 셰익스피어와 동시대에 영향을 주고받았던 카치니와 다울랜드 등 명 작곡가들의 곡이 함께 연주될 예정이다. 셰익스피어의 문학 안에 살아 숨 쉬는 음악의 맥을 짚어 볼 특별한 무대가 기대된다.
마티네콘서트의 ‘음악과 문학’이라는 특별한 무대를 이끌어갈 연주단체는 ‘한국페스티벌 앙상블’이다. 1986년 창단된 한국페스티벌 앙상블은 올해로 24주년을 맞이했다. 척박한 국내 클래식 공연계에서 그것도 실내악이라는 분야에서 20년 넘게 한 길을 걸어오기란 쉽지 않은 일이지만, 매번 실험적이고 획기적인 시도로 대중들과 호흡하는 클래식공연문화를 만들어왔다. 무엇보다도 클래식 음악과 연극, 미술 등 다른 예술장르와 접목한 연주와 해설로 클래식의 묘미를 전달하는 공연방식은 이들의 ‘트레이드 마크’다. 연주회를 한 편의 드라마처럼 구성해 연기와 함께 보여주는 ‘드라마 인 뮤직’, ‘못 말리는 음악회’ 등은 이제 한국페스티벌 앙상블만의 유명 브랜드가 됐다. 현악뿐만 아니라 관악기와 타악기, 건반 성악까지 두루 포함해 독자적인 연주세계를 펼쳐온 한국페스티벌 앙상블. 20년 넘게 지속해온 이들의 호흡으로 24일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의 무대는 더욱 빛날 예정이다.
gusskrla@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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