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위안화 펀드 조성 '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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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6-15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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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최근 들어 중국 내 사모펀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중국에서 자금을 조달해 중국에 투자하는 위안화 펀드가 뜨거운 화제다.

물론 위안화 펀드 조성 열풍이 과거 90년대 닷컴 버블의 전철을 밟을 것인지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그러나 외국계 펀드사들은 최근 요동치는 베이징·상하이 집값만큼이나 위안화 펀드 개설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고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14일 보도했다.

◆기존 외국계 펀드사의 활개

미국 사모펀드 업체인 칼라일(Carlyle) 그룹은 지난 2월 중국 대기업인 포선(復星·Fosun)그룹과 손잡고 중국 고속 성장기업에 투자하는 1억 달러 규모의 위안화 펀드를 조성했다. 세계 최대 사모펀드 그룹인 미국의 블랙스톤(Blackstone)도 작년에 위안화 펀드를 조성해 상하이 정부와 공동으로 상하이 금융물류센터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칼라일 그룹의 조나단 코비(Jonathan Colby) 이사는 △투자업종 다양화 △투자 관리감독 완화 △포트폴리오 기업 상장의 편리화를 중국 내 위안화 펀드 조성의 주요 이유로 꼽았다.

홍콩에 기반한 벤처캐피털사인 SAIF 파트너스의 앤디 얀(Andy Yan) 이사는 “위안화 펀드 규모를 점진적으로 늘려가고 있으며, 하반기에는 대규모 위안화 펀드 조성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얀 이사는 그러나 구체적인 액수는 언급하지 않았다.

2001년 중국에 진출한 SAIF는 현재 30억 달러 규모의 미 달러 펀드와 1억9000달러 규모의 위안화 펀드를 운영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얀 이사는 “하지만 최근 사모펀드와 벤처캐피털 업계에서 우후죽순으로 개설되고 있는 위안화 펀드의 성공여부를 장담할 수는 없다”며 신생 업체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단숨에 수익을 거두기는 어려우며 차근차근 경험을 쌓아 나가야만 한다는 것이 얀 이사의 설명이다.

◆신생업체의 두드러진 약진

그러나 위안화 사모펀드의 등장으로 기존에 중국 시장의 사모 펀드계를 장악하고 있던 외국계 자본은 현재 후발주자들의 거센 도전에 직면했다고 포브스는 보도했다.

중국의 종합금융서비스그룹인 Zero2IPO가 내놓은 통계자료에 따르면, 2009년 중국 내 신규 개설된 사모펀드 중 위안화 펀드 수가 105개(총 펀드설정액 123억 달러)로 전체 펀드의 65%를 차지했다. 이러한 추세는 2010년 1분기까지 이어져 신생 사모펀드 투자 17개 중 무려 14개가 위안화 펀드인 것으로 나타났다.

치밍(啓明·QiMing)벤처 파트너스는 최근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및 베이징시 정부와 협력해 처음으로 3660억 달러에 달하는 위안화 펀드를 공동으로 조성했다. 이는 최근 들어 각광받고 있는 바이오 의학 분야에 집중 투자될 전망이다.

치밍은 2006년초 미국 벤처캐피털사인 이그니션(Ignition Venture Partners)이 모비어스 벤처캐피털(Mobius Technology Ventures)과 손을 잡고 중국에 창립한 후발 벤처캐피털 업체다.

치밍의 창립자인 개리 리스켈(Gary Rieschel)은 “중국 내 투자 시 외국계 자본에 대한 제약이 많은 만큼 위안화 펀드조성을 통해 투자하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 미 달러와 위안화 펀드를 동시에 운영하면 중국 내 투자 범위가 훨씬 광범위해진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기대-우려 ‘반반’

일각에서는 위안화 펀드에 대규모 자금이 쏠려 핫머니를 양산할 것이라며 ‘제2의 닷컴 버블’ 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또한 중국 내 위안화 펀드 조성의 역사가 짧은 만큼 △외국계 위안화 펀드 조성에 대한 중국 정부의 규제 강화 움직임 △중국 측 파트너와의 협력 △미 달러 펀드와 위안화 펀드 간 투자 수익배분 등 문제점도 존재한다고 포브스는 지적하기도 했다.

미국 컬럼비아 경영대학원의 로라 레스니코프(Laura Resnikoff) 교수는 뉴욕에서 열린 사모펀드 투자 관련 행사에서 중국 내 위안화 펀드 개설을 ‘황량한 서부(Wild west)’에 비유하기도 했다.

지난 10일 중국 텐진에서 열린 제4회 중국기업 글로벌 투자유치 설명회에 참석한 한 인사는 “아직까지 위안화 펀드에 대한 법률적 환경이 제대로 조성되어 있지 않은 만큼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중국 전국사회보장기금이사회의 다이샹룽(戴相龍) 이사장은 “최근 국무원이 민간 투자활성화를 위한 일련의 조치를 내놓고 있는 만큼 위안화 펀드시장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계 사모펀드사인 베어링(Baring) 파트너스 아시아 지역 대표인 진 살라타(Jean Salata)도 “위안화 펀드를 조성하는 것은 ‘증명되지 않은 실험’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지만 위안화 펀드 조성은 여전히 중국 투자의 옵션 중 하나이며 앞으로도 이를 계속 추진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baeins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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