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최근 가난과 질병의 대명사로 여겨지던 아프리카 대륙에서 세계인의 축제인 월드컵축구 대회가 열렸다.
동시에 그동안 크게 주목 받지 못했던 아프리카 경제에 대해서도 전세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빠르게 성장하는 아프리카 건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주요 국가들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2000년대 초부터 아프리카 건설시장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하지만 유럽·미국·일본 등 선진국과 중국·인도 등의 개발도상국 사이에 끼여서 힘겨운 출발을 하고 있다.
16일 IMF(국제통화기금)에 따르면 사하라 사막 이남의 총 44개 아프리카 국가 GDP(국내총생산)는 지난해 기준으로 약 8850억 달러를 기록했다. 올해는 15% 정도 늘어난 1조170억 달러로 예상된다.
이는 우리나라 GDP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미약한 수치지만 성장 속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아프리카 경제 규모는 지난 2002년부터 2007년까지 매년 20% 이상 증가했다.
인구도 지난 2007년을 기준으로 9억명을 넘어섰으며 가까운 미래에 중국과 인도를 넘어서는 거대 시장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아프리카 건설 시장에도 활기가 넘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오는 2030년까지 아프리카의 인프라 건설 투자액은 약 1조5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중 우리나라가 많은 경험과 높은 기술력을 갖고 있는 석유·가스 플랜트 부분이 전체의 65% 정도인 9500억 달러 규모로 추산된다. 현재 가나·나이지리아·남아공·모잠비크 등이 계획 중인 정유 플랜트 공사만 약 178만 배럴 규모에 이른다.
아프리카 대륙 최초로 월드컵을 개최하고 있는 남아공도 오는 2026년까지 총 1000억 달러를 발전소 및 송전 시설 건설에 투자할 계획이다.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 건설사의 아프리카 진출은 미미한 실정이다. 올해 현재까지 우리나라의 해외 건설 수주액은 335억 달러에 이르지만 이중 1%도 안 되는 3억 달러 정도만 아프리카 시장에서 수주했다. 이마저도 나이지리아와 앙골라 등 일부 나라에 편중돼 있는 실정이다.
같은 아시아지역 국가인 중국이나 일본이 각자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차관을 제공하며 적극적으로 시장개척에 나서고 있는 것과 비교된다.
특히 중국은 지난해 10월에 열린 '중국·아프리카 포럼'에서 향후 3년간 총 100억 달러를 아프리카 지역에 투자하기로 하는 등 발 빠르게 아프리카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에서 아프리카 지역을 담당하고 있는 김태완 대리는 "아프리카는 빠르게 성장하는 지역이긴 하지만 우리에게는 아직도 미지의 대륙"이라며 "미래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큰 만큼, 세계 주요 국가들이 앞다퉈 진출하고 있는 상황이라 우리나라도 발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프리카는 현금 대신 천연자원이 풍부한 국가로 건설사와 자원개발 업체가 컨소시엄 구성 등으로 동반 진출해 사업 위험성을 낮추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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