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MSCI 소송' 왜 하필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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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6-20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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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한국거래소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 지수 편입 가능성이 희박해지자 한국물 지수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관행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그러나 일각에선 거래소가 이번 MSCI 선진지수 편입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뒤따를 비난을 면하기 위한 '액션'을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김봉수 이사장은 전날 주한유럽연합상공회의소(EUCCK) 자리에서 "MSCI를 상대로 소송을 검토 중"이라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발언이 일부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거래소 측은 "MSCI가 국내 증시에 대한 시세 정보를 정식 계약 절차없이 사용해 온 점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러가지 종합대응방안 중 하나로 일반적으로 상정해 볼 수 있는 소송을 원론적 수준에서 언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MSCI는 현재 국내 코스피 상위 90개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한 스탠더드(Standard)지수와 코스닥 종목 300개를 바탕으로 만든 스몰캡 지수 2종류를 운용 중이다.

또 뉴욕거래소에 한국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상장하는 등 전세계에 13개 MSCI 한국지수 상품을 상장해 놓고 있다.

하지만 이는 거래소 측이 밝힌 바대로 이미 수년 전부터 알려진 사안이다. 게다가 MSCI가 지수를 만들어 쓰는 국가는 한국 뿐이 아니다.

때문에 일각에선 굳이 이 시점에 거래소가 소송 이야기를 꺼낸 것은 이번 MSCI 선진지수 편입 무산에 따른 비난을 피하기 위해서라는 해석도 불거져나오고 있다.

MSCI는 한국의 선진지수 주요 가입조건으로 거래소가 만든 증시지수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해줄 것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거래소는 지수사용 승인권을 포기하면 수천억원의 국고 손실은 물론 국내 증권사의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반복해왔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거래소가 새삼스럽게 소송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거래소가 제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선진지수 편입을 막았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며 "소송에 따른 득실도 크지 않은 상황에서 실제 소송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거래소의 이번 '액션' 탓에 오는 22일 발표되는 MSCI 선진지수 편입은 포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잇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MSCI와 소송까지 갈 경우 선진국 지수 편입은 포기하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다"며 "지나친 감정적 대응"이라고 말했다.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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