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조선, 최근 신규 수주 다시 나서
-"대한조선은 매려적인 매물…상황 더 지켜봐야"
(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순항 중이던 대한조선 매각 작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우선 협상자인 STX조선해양이 최근 중국으로부터 초대형 선박 건조 허가를 받음으로써 대한조선 인수 명분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조선이 최근 그리스에서 열린 선박박람회 '포시도니아 2010'을 통해 참가해 수주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조선은 최근까지 채권단의 요청으로 신규 선박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이는 STX조선이 대한조선을 인수한 후 대형 선박 건조에 적합한 방식으로 운영하기 위한 요구에 따른 것이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STX조선이 대한조선 인수에서 한 발 물러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대형 조선업체 관계자는 "STX 진해조선소는 협소한 공간으로 대형 선박을 건조하기 위해서 건조 일정 조정이 불가피하다"며 "이런 이유로 STX조선이 넓은 부지를 확보하고 있는 대한조선 인수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한조선은 현재 1개 도크와 보유하고 있으며 208만㎡ 규모의 부지도 확보한 상태다. STX조선은 이 부지를 활용해 추가 도크 건립에 나설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STX조선의 현지 조선소인 STX다롄이 지난 4월 중국 정부로 VLOC(초대형 광석운반선) 8척에 대한 건조를 승인받았다. 이번 승인은 VLOCㆍVLCC(초대형 유조선) 등 대형 선박 건조에 필요한 도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STX조선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비록 중국 정부의 이번 승인이 VLOC 8척에 제한된 것이지만 대형선박 건조에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STX다롄은 향후 대형 선박 건조를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그동안 중국 정부는 자국 건조능력을 조절하기 위해 STX 다롄조선소의 건조 선박 규모를 10만 DWT(재화중량t수)로 제한해왔다.
현재 STX와 산업은행이 진행하고 있는 대한조선 매각 협상은 답보 상태에 빠졌다. 당초 지난달 말께 발표될 협상 결과는 아직도 나오지 않고 있다. 표면적인 이유는 부채상환 방식과 산업은행의 출자전환 규모에 대한 양측의 의견 불일치이다.
이와 관련, STX조선 관계자는 "현재 대한조선 부채 8900억원의 상환방식을 놓고 상업은행과 이견이 있어 협상 중에 있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한편 STX조선이 대한조선을 포기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STX다롄이 초대형선박을 건조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시행착오를 겪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안정적인 도크확보는 필수적이다.
위안화 절상이 임박하고 있는 점도 STX조선이 대한조선에서 손을 뗄 수 없게 하고 있다. 위안화가 상승하면 STX다롄의 생산원가 및 임금비용이 상승하기 때문에 가격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대한조선은 우수한 인력과 넓은 부지를 확보하고 있어 여전히 탐나는 매물"이라며 "STX조선이 쉽게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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